“북한군, DMZ내 활동 늘어…’귀순벨’ 뜯어가기도”



▲강원 철원군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의 모습(2013년 10월 17일). /사진=연합

북한군이 올해 들어 군사분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DMZ) 내 전방초소(GP) 사이 추진철책까지 침투해 일명 ‘귀순벨’을 뜯어가거나 안내표지판을 뽑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북한군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들어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3, 4차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적도 있어 경고사격으로 퇴거조치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국방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군이 귀순유도 인터폰(귀순벨)과 귀순 안내표지판을 집어갔다는 소문이 있다”며 “DMZ(비무장지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군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2시 20분께 북한군 2, 3명의 인원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기 파주 육군 1사단이 관할하는 비무장지대로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귀순벨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북한군이 2분 만에 귀순벨을 뜯어 북으로 도주한 장면이 찍혔다. 군 관계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우리 군 GP에서 700m 떨어진 철책까지 접근했지만, 철책을 건드리지 않은 탓에 당시 센서벨이 작동하지 않아 북한군의 침투를 알지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9월에 발생한 ‘노크 귀순’ 사건도 배고픔을 참지 못한 북한 병사가 음식물을 훔치다 상관에게 적발돼 남한으로 귀순한 사건으로 우리 군은 ‘노크 귀순’ 사건 직후인 10월에 북한 군의 안전한 귀순을 유도하기 위해 DMZ 내 수십 곳에 귀순벨을 설치한 바 있다.

‘노크 귀순’ 사건 이후 철책 경비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또다시 이번과 같은 ‘귀순벨 도주’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리 군의 전방 경계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군의 이 같은 행동과 관련, 북한군 출신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배고픔에 지친 북한 군인들이 DMZ 내를 순찰하는 과정에서 남한으로 귀순하라는 푯말 등을 보면 동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북한군은 병사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도 눈에 띄는 귀순 안내판 등을 제거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체포되면 수색 중에 일어난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경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의도된 전략”이라며 “북한군의 이 같은 도발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민구 신임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와 관련, “최근에 북한군이 특수 부대 훈련이나 담력 훈련이 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이 올 들어 DMZ 내에서 기습 침투와 매복·습격훈련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낮에는 DMZ 내에 굴을 파고 은신, 밤에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북 군사분계선(약 250km)은 철책이 아닌 색 황색 표지판이 200m 간격으로 설치돼 있으며 이 선을 기준으로 북쪽으로 2km 떨어져 그은 선을 북방한계선, 남쪽으로 2km 떨어져 그은 선을 남방한계선이라고 한다. 양 선 사이의 4km를 DMZ라고 부르며 남북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은 철책으로 이어져 있으며 남북의 군대가 대치하고 있다. 남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 사이에는 전초(GP)가 있고 GP 사이에 다시 추진철책이 놓여있으며 귀순벨은 이 추진철책에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