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년 풍경

신년(新年) 1월 1일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당 창건기념일과 함께 북한의 4대 명절 중 하나이다.

남한에서는 신정이 한해가 새로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큰 반면, 북한에서는 신정이 구정보다 더 큰 명절이다. 1960년대 김일성이 지방주의(지역주의), 복고주의 (유교적 관습에 따른 전통), 봉건주의를 배격하면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명절이 축소되거나,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전통적인 북한의 신년 풍경은 남한의 음력설과 비슷했다.
가정에서는 음식장만을 넉넉히 하고, 1일 날 아침에는 만둣국을 끓여먹는다(어떤 집에서는 제사를 지내기도 함). 명절날 아침 아이들은 어른들을 찾아뵙고 명절 인사를 드리는데, 주로 술을 가지고 간다. 어른들은 형편에 따라 용돈도 주고, 선물도 주며 새해 덕담을 해준다. 오후에는 친구들과 썰매타기나 팽이치기 등의 놀이를 즐긴다.

어른들은 거리로 나가 영화나 예술 공연 등을 관람하고 떠들썩하게 명절을 보낸다.
간부들이나, 친척들을 찾아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중 하나인데, 간부 집에 찾아갈 때는 특별히 좋은 술을 구해서 간다. 젊은이들도 친구들과 모여 사진도 찍으러 가고 모여서 술도 마시는 등 모처럼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이러한 신년 풍경은 김일성 사후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크게 달라졌다.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명절 배급이 끊기고 전체적으로 사회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신년의 의미 또한 많이 퇴색되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