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서 남북 회동…남북·6자 돌파구 마련될까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간 비공식 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 회동으로 남북관계와 6자회담 재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박의춘 외무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 대표단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여하기 위해 21일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했다. 우리측에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다.


정부 당국자들에 의하면 ARF에 앞서 22일 남북 고위당국자간 회동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남과 북이 실무급 차원의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회동이 결정되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 대표단 관계자도 남북 외교장관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조만간) 알게 될 것”이라며 “23일 일정을 조율한 다음 통보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박 외무상이 만나자고 하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은 23일로 예정된 ARF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6자회담 관련 사전 조율 차원에서 실무급 회동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의 차기 6자회담 대표로 지목되고 있는 리용호 부상과 위성락 본부장간의 비공식 회동 방안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이번 회동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 간 회담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회동이 성사되면 남북은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이후 5개월 만에 공식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된다. 정부는 지난 4월과 5월 천안함, 연평도 사건 해결을 위해 비밀접촉을 벌였지만 북한의 폭로로 협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회동에 대해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 3단계 방안(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의 첫 단계인 남북대화가 이뤄지는 셈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이번 회동을 통해 남북관계나 6자회담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일단 북측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ARF 의장성명 문안에 거론하지 않기로 하면서 북측의 적극적인 호응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비핵화 관련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남북관계 및 6자회담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이번 ARF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북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 및 6자회담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을 비롯한 미국도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대화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어 정부로선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남북 접촉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지켜봐야 하나 정부로선 성과를 내기 위한 적극성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도 미북 접촉을 원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대화재개 노력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남북대화에 이은 북미, 한중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의 활발한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남북대화에 일정 정도의 성과가 있으면 6자회담 당사국들의 접촉도 활발해져 6자회담 재개 모멘텀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의 접촉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언론 등을 통해 미북간 고위급 접촉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ARF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10개국과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참가한 가운데 발리에서 23일 개막된다.  정부는 연평도 포격사건을 언급하지 않는 대신 남북대화 우선 원칙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 등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 안보리 결의 이행 촉구가 이번 의장성명에 포함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