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방자 거주지 이탈 단속 강화…“하룻밤만 재워줘도 처벌”

안전원들, 생계 위해 친척집 머문 추방자까지 추적…추방 대상자들 생활고 심화될 듯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불법행위로 추방된 주민들이 지정된 거주지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생계를 위해 추방지를 떠난 주민들이 복귀 압박을 받고 있다. 당국은 추방된 주민을 재워주는 친척이나 지인까지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道) 안전국은 지난 15일 추방 대상 가족들이 지정된 거주지를 이탈했는지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혜산시 안전원들은 담당 인민반을 매일 돌며 추방 대상자가 친척이나 지인의 집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이 추방된 사람들이 친척집에 들어와 숨어 살고 있지 않은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며 “추방된 사람을 하룻밤이라도 재워주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엄포까지 놨다”고 전했다.

거주지 이탈 사실이 확인된 추방 가족들에게는 이달 말까지 지정된 추방지로 돌아가라는 지시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추방 처분을 받으면 기존 거주지를 떠나 당국이 지정한 지역에서 생활해야 하며 이동에도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혜산시의 한 여성은 약 5년 전 밀수로 돈을 벌었다는 이유로 가족과 함께 양강도 산간 지역으로 추방됐다.

하지만 추방지에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워지자 혜산시에 있는 친정집에 머물며 돈을 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여성의 자녀들은 여전히 추방지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가족이 거주하는 추방지 주변에는 학교가 없어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한 채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인맥을 동원해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시키려 해도 추방자의 자녀라는 이유로 받아주는 학교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주변 이웃들은 이 여성이 생계를 위해 친정집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안전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민생단도 아닌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도 못하고 오지에 둔 채로 살아야 하느냐’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방지는 같은 도내 산간 지역으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황해남도나 강원도 등 기존 거주지와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혜산 주민들 사이에서는 먼 지역으로 추방된 가족들과 비교하면 양강도 산간 지역으로 보내진 이 가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번 거주지 이탈 조사는 생계를 위해 친정집으로 나온 이 여성에게 다시 추방지로 돌아가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추방된 사람을 재워준 친척이나 지인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내려지면서 주변 주민들도 이들을 선뜻 돕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계를 위해 추방지를 벗어날 수밖에 없는 주민들에게 거주와 이동 통제가 또 다른 생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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