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쌀 가격 하락세…달러 환율 강보합 속 위안화 환율 급락 

9월 연이은 명절 계기 공급에 시장 곡물 가격 떨어진 듯…과도한 위안화 가치 조정 움직임도 나타나

양강도 혜산 인근 노점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과일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들어 연이은 명절(정권수립일, 추석)에 공급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거래된 쌀 1㎏의 가격은 4만 1100원(이하 북한 돈)으로,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30일 당시보다 8.9% 하락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쌀 가격이 떨어졌다. 13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는 쌀 1㎏이 2주 전보다 각각 8.8%, 8.6% 하락한 4만 1200원, 4만 1400원에 거래됐다.

저소득층의 주식으로 불리는 옥수수(강냉이) 가격도 눈에 띄게 내렸다. 혜산시 한 시장의 옥수수 1㎏ 가격은 1만 6700원으로, 2주 만에 7.2% 떨어졌다.

시장의 곡물 가격이 4~9%가량 하락한 것은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일(9·9절)에 추석까지 이어진 명절 계기에 곡물이 공급되면서 시장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에서는 명절을 앞두고 각 기관·기업소가 간부와 직원들에게 쌀, 옥수수, 밀가루, 식용유, 설탕 등을 공급한다. 이에 따라 시장 수요가 줄거나 공급 물량 일부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햇옥수수가 수확된 것도 식량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식사용 햇옥수수가 시장에 나오는 시기”라며 “햇옥수수 공급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옥수수는 물론 쌀 가격도 다소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가격 하락에도 이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외화 환율은 달러와 위안화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달러 환율은 강보합세를 이어간 반면 위안화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13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6만 9500원으로, 2주 전보다 1.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의 원·달러 시장환율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평양 1만 2500원 ▲신의주 1만 2530원 ▲혜산 1만 2540원으로 조사돼 세 지역 모두 2주 전과 비교해 12.5%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올해 초 5000원대 초반에서 출발한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북중관계 복원과 무역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해 왔다. 그러다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북한 내부 시장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내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돼 있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그는 원·위안 시장환율의 하락을 달러와 위안화 간 환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북한 내 달러·위안 교차환율은 통상 1달러당 5.8~6.3위안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의 무역이 확대되면서 위안화 수요가 급증하자, 한때 1달러당 4.7위안 수준까지 떨어질 정도로 북한 내 위안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시장에서 달러·위안 교차환율이 1달러당 6.8위안 안팎에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북한 내부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상당히 높게 평가돼 있는 셈이다.

북한 내에서 달러·위안 교차환율이 일정 범위 내로 수렴되는 것은 두 외화가 시장에서 함께 유통되면서 서로의 상대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오르면 중국산 상품 결제에 필요한 위안화 확보 비용이 커지고 외화 거래의 불균형도 심화될 수 있다. 결국 과도한 위안화 가치의 거품을 빼고 달러와의 적정 가치 비율을 맞추려는 시장 내부의 환율 조정 압력(자정 작용)이 이번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위안화 환율 하락이 일시적인 가격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달러·위안 간 상대가치가 기존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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