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국으로] 신규 파견 늘었지만 처우는 제자리, 통제는 강화

신규 노동자 대거 투입 후 주문 증가로 야간작업 잦지만 시간외수당 없이 노동…보상이라곤 '고기반찬'

<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크게 위축됐던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최근 북중관계 회복과 맞물려 다시 급증하는 모습입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인 해외 노동자 파견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도 연관된 민감한 사안입니다. 본보는 최근 대중(對中) 인력 파견의 폭발적 증가 현황부터 중국으로의 파견 수요 확대 흐름, 그리고 중국 현지에 파견된 노동자들의 실태와 처우까지 집중 조명합니다.
중국 랴오닝성 의류공장 북한노동자
중국 랴오닝성의 한 의류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 /사진=데일리NK

지난 2~3년간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 행렬이 이어졌던 중국 내 공장에 신규 북한 노동자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현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문 증가로 일감이 늘어난 데다 신규 노동자들 역시 외화벌이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금 구조와 노동시간, 식사 등 실제 근무 여건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노동 환경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는 최근 북한 파견 노동자 300여 명이 근무 중인 중국 랴오닝성의 한 의류 가공공장을 취재해 이들의 노동 실태를 살펴봤다.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북한 노동자 3분의 1가량이 귀국한 상태여서 기숙사와 작업장이 썰렁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신규 노동자들이 투입되면서 작업장이 다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내 대형 의류업체들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수시로 야간작업도 이뤄지는 상황이다.

해당 공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8월 초 근무일 기준 하루 평균 13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의 일과는 이렇다.

06:00~07:00 아침 식사(1시간)
07:30~11:30 오전 작업(4시간 30분)
11:30~12:30 점심 식사(1시간)
12:30~17:00 오후 작업(4시간 30분)
17:00~18:00 저녁 식사(1시간)
18:00~22:00 야간 작업(4시간)

야간작업이 없는 날은 오후 5시에 작업이 끝나지만, 요즘처럼 주문이 밀려 있는 경우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연일 야간작업이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대부분을 작업장에서 보내는 셈이다.

신규 파견 노동자들의 계약상 월급은 3200~3500위안으로 과거보다 25% 이상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동자들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여전히 한 달 600~700위안에 불과하다. 당 자금 명목으로 월급의 50% 이상이 공제되는 데다, 여맹이나 직맹비로 약 200~300위안, 소속 무역회사의 관리비 명목으로 약 500~700위안이 추가로 차감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파견된 노동자들은 ‘시간외수당 미지급’ 조건으로 계약돼 있어 야간작업을 하더라도 추가로 임금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 일감이 늘어 작업량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불리해지는 구조다.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식사의 질은 각 공장이나 노동자들이 소속된 무역회사의 형편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밥과 국에 김치·장아찌·채소볶음 등 반찬 세 가지가 나온다. 다만 야간작업이 이뤄지는 날 저녁에는 오리고기나 돼지고기 등 육류 반찬이 제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야간작업을 할 때마다 고기반찬이 나온다”며 “고기가 4번 나왔다는 것은 그 주에 나흘 동안 야간작업을 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루 13시간 장시간 노동에 대한 보상이라고는 고작 저녁 식사에 제공되는 고기반찬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보위원(現 정보원) 인력은 과거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북한 노동자 300명이 파견된 곳에 보위원 1명이 배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100명당 1명꼴로 배치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공장에도 현재 보위원 3명이 배치돼 있다는 전언이다.

보위원들은 노동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사상적 이탈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이들이 한류를 비롯한 외부 문화와 정보를 접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노동자들이 한 달에 한 번가량 10명 안팎으로 조를 이뤄 외출할 때도 보위원이 동행해 외부 문화에 노출되거나 허가되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는지 밀착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북한 노동자 파견이 다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이들에 대한 착취와 수탈, 사상·생활 통제는 오히려 한층 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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