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치 월급 나왔는데 이리 떼고 저리 떼니 쌀 1㎏ 값도 안 남아

법정 사회보험료 납부 기준은 월급의 1%인데 10%나 공제…부조금까지 한꺼번에 떼여 사실상 '빈손'

북한 화폐.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한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석 달 치 생활비(월급)가 지급됐지만, 사회보험금에 부조금까지 한꺼번에 공제되면서 실수령액은 시장 쌀 1㎏ 값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이달 초 혜산시의 한 공장에서 종업원들에게 석 달 치 생활비를 한꺼번에 지급했지만, 총액의 10%를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떼고 두 차례 부조비 6만 원까지 떼, 결국 종업원들이 손에 쥔 돈은 시장 쌀 1㎏ 값도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공장 노동자들의 월급은 최하 3만 원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라면 석 달 치 월급은 9만 원인데, 여기서 사회보험료로 9000원, 부조금으로 6만 원이 공제돼 결국 2만 1000원만 손에 쥐게 됐다는 설명이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북한 시장 물가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양강도 혜산시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4만 5500원에 거래됐다. 즉, 해당 공장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이번에 석 달 치 월급을 한꺼번에 받았어도 시장에서 쌀 1㎏도 살 수 없었던 셈이다.

북한은 지난 2021년 3월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 제9조와 10조는 기관·기업소·단체의 노동자, 사무원은 국가예산에 정해진 사회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며, 그 기준은 월마다 받는 노동보수의 1%라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본보의 취재에서도 월 소득의 1% 납부 체계는 유지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북한 당국은 기존 사회보험료 외에 희망자가 추가로 납부할 수 있는 ‘개인 선택형 사회보험 제도’의 시범 도입을 추진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월급도 못 주면서 사회보험금 더 내라?…“복지가 아니라 수탈”)

이번에 해당 공장이 사회보험료로 공제한 비율은 법에 규정된 비율의 10배에 달한다. 사회보험료 납부 기준이 바뀐 것인지, 해당 공장이 자의적으로 법정 기준보다 더 많은 금액을 공제한 것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공장의 공제 항목에는 월급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회보험료’로 빠져나간 내역이 포함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월급 지급 시기는 단위마다 제각각이다. 학교, 병원 등은 월급이 수개월씩 밀리더라도 나중에 한꺼번에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군수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 단위는 대체로 월급이 잘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료와 자재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일반 공장은 월급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공장의 노동자들은 사실상 무보수 상태에서 매일 출근하며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어쩌다 월급이 지급되더라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떼이는 돈이 많아 노동자들 속에서 허탈해하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그동안 누적된 부조금 공제는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라고 한다. 북한 직장에는 다른 노동자의 결혼이나 장례 부조금을 월급에서 떼는 문화가 있는데, 보통 한 건에 2~3만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월급이 미지급된 사이에 부조할 일이 여러 차례 생겼다면 월급 지급 때 한꺼번에 떼이는 구조라 부담이 크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몇 달을 기다려 받는 생활비인데 이리 떼고 저리 떼면 남는 게 없다”며 “종업원들이 애초에 생활비를 바라고 출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받아 든 돈을 보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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