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당국이 경제성과 달성을 독려하기 위한 선동 활동을 강화하는 분위기에 공장·기업소 소속 직맹(조선직업총동맹) 강사들도 들볶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맹 강사들의 업무 부담이 급증하면서 자리를 내놓겠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의 한 공장 직맹 강사가 최근 더는 일을 못 하겠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며 “야간에까지 현장에 나가서 기동예술선동대와 함께 선동 활동을 해야 하니 차라리 다른 일자리를 찾겠다며 자리를 내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에서 규모가 큰 도급 공장이나 연합기업소의 직맹 조직은 전문 강사를 1~2명씩 두고 있다. 이들은 휴대용 게시판을 들고 작업반 회의실이나 생산 현장을 돌며 노동자들에게 당 정책과 시사에 대해 해설하거나 강연하는 역할을 맡는다.
직맹 강사는 노동에 직접 투입되지 않는 데다 해설이나 강연을 명목으로 공장 안팎을 오갈 수 있어 비교적 업무 부담이 적고 유연한 보직으로 인식돼 왔다. 자리를 노리는 이들이 많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출신 성분을 갖추고 사상성도 검증받아야만 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공장 당위원회 차원에서 당일꾼경제선동대와 당일꾼가족경제선동대 등을 조직해 경제선동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면서 공장 직맹위원회도 당의 눈치를 보며 직맹 강사들을 더욱 선동에 내모는 분위기라고 한다.
실례로 직맹 강사들과 기동예술선동대를 한데 묶어 월말마다 이른바 ‘충성의 야간 전투’를 진행하면서 직맹 강사들 사이에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본래 월말 야간 전투는 기동예술선동대가 전담하는 것이지만, 직맹 강사들까지 나서 기동예술선동대와 합동 연습을 한 뒤 야간에 생산 현장을 돌며 선동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직맹 강사들에 대한 당 기관의 통제도 이전보다 강화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회관 관장이 해당 지역 당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시를 받아 관내 공장·기업소 직맹 강사들을 불러 모아 놓고 발성과 화술뿐만 아니라 강연 준비 내용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직맹 강사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직맹 강사 자리를 내놓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과거 ‘꿀 보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직맹 강사가 국가적으로 경제 성과를 강하게 독려하며 선동 역할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묶여 업무 부담이 늘어나면서 점차 ‘기피 보직’으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소식통은 “여기저기서 들썩들썩하니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이제는 직맹 강사들도 가만히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수 없게 됐다”며 “편한 자리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지금은 이름만 강사지 하루가 멀다고 연습과 현장에 불려 다닌다는 불만이 직맹 강사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들볶일 바에는 적당히 돈을 쓰더라도 다른 편한 자리를 찾는 게 낫다고 생각해 다른 자리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일부 공장에서는 직맹 강사를 새로 선정하려 하지만, 선뜻 맡겠다고 하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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