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전역에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 탄광 지대인 평안남도 개천시 일대 폐갱이 주민들의 새로운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만성적인 전력난에 냉방기기를 가동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서늘한 폐갱 입구가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천시 일대 탄광 지역들에서는 폐쇄된 갱의 입구마다 무더위를 식히려는 주민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때아닌 피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개천시는 북한의 대표적 석탄 생산지로, 대규모 탄광들이 밀집해 있다. 이런 지역적 특성상 석탄 채굴을 위해 뚫어놓은 갱이 곳곳에 분포해 있는데, 이 중에는 이미 채굴이 끝나 방치된 폐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폐갱은 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고 지하 갱도 깊숙한 곳에서 차가운 공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한여름에도 내내 서늘함을 느낄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은 피서지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처음에는 노인들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아다니다가 폐갱 입구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부모들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는 시내 중심지 주민들까지 찾아와 폐갱 입구마다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한낮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돗자리나 간이 의자를 가져와 폐갱 입구에 자리를 잡고 쉬거나 담소를 나누며 더위를 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즘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사람들이 어디든 그늘만 찾아 나서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시원한 곳이 폐갱 입구라는 말이 돌면서 일찌감치 서둘러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눈치 싸움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시내 중심지 주민들은 폐갱이 가까운 탄광마을 주민들을 부러워할 정도”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원활하지 않은 전력 사정으로 냉방기기 가동이 제한적인 북한 내부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정에서 장시간 냉풍기나 선풍기를 돌릴 수 없다 보니 주민들로서는 자연스럽게 계곡, 강가는 물론 폐갱, 터널 입구 등 그늘지거나 바람이 불어 시원한 공간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붕괴 위험 등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장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를 견뎌야 하는 주민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예전에도 한창 더울 때 폐갱 입구에서 쉬는 사람들을 볼 수는 있었지만, 올해처럼 시내 주민들까지 찾아와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은 보기 드문 광경”이라며 “폭염이 길어질수록 폐갱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