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관광 관리·외화벌이 총화…동선은 통제하고 돈은 더 벌어야?

北 라선시 외화벌이 실적 부진 단위 강하게 질책…"관광철엔 압박 더 심해질 텐데" 한숨짓는 분위기

2018년 8월 북한 라선시에서 제8차 나선국제상품전시회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라선특별시 인민위원회가 농번기 관광 외화벌이 실적을 총화(결산)하면서 실적이 미진한 단위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여름 관광 시즌을 맞아 관련 단위들에 대한 실적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6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19일 라선시 인민위원회 외사국이 라진구역 인민위원회 대회의실에서 5월 10일부터 40일간 이어진 농촌 총동원 기간 관광 관리와 외화벌이 실적에 대한 총화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전반적으로 관광객 동선 관리와 사진 촬영 통제는 큰 문제 없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정작 핵심인 외화벌이 실적과 관련해서는 단위별 평가가 엇갈렸다.

중심지 외화상점과 일부 기념품 판매 단위는 관광객을 상대로 고가의 예술품과 건강식품 판매를 늘려 계획을 초과 달성한 반면, 저가 소모품 판매에 의존한 단위들은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책임 추궁을 받았다.

실제로 회의에서는 농번기 농촌 동원에서 제외되는 혜택을 받고도 외화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은 안일한 사업 태도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됐으며, 일부 실적이 저조한 단위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조동을 포함한 문책성 인사 조치까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본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라선시당이 국영 국제여행사와 외화상점 책임자들을 긴급 소집해 핵심 안내원의 농촌 동원 제외, 외국인 관광객 동선 조정 등을 골자로 한 새 운영 지침을 하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국제여행사·외화상점에 새 지침 하달…관광객 받을 준비?)

당시 이는 농촌 총동원 기간 관광 사업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내부 통제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주민 간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라선시는 외화상점, 기념관, 문화체육시설 중심의 도시형 관광 노선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철저히 통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동요 가능성과 북한 내부 정보 유출을 막으면서도 관광을 통한 외화 수입은 챙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던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제한된 구역 안에서 외화벌이 실적을 쌓기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불만이 나왔다.

소식통은 “40일 동안 관광객들이 지정된 동선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관리하느라 애썼는데 총화에서는 돈을 더 벌어들이지 못했다는 지적만 받았다며 한숨짓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면서 “관광철인 7~8월에는 외화벌이 실적 압박이 더 심해질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했다.

특히 이번 총화에서 외화벌이 실적 미달에 대한 책임 추궁이 강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현장에서는 관광객 관리보다 외화벌이 실적을 우선하는 기조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 수입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라선시는 여름 관광 성수기인 7~8월에 외국인 관광객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외화상점의 국가 납부 비율과 각종 수수료를 높이는 한편, 해외 여행사에 부과하는 차량 통행료 등 각종 비용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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