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절도와 사기, 가정 분쟁 등 각종 피해를 호소하며 도당 신고과를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원이 급증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실질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않아, 신고 자체를 포기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함흥시에서는 집을 비운 사이 현금과 식량, 생필품 등을 훔쳐 가는 집털이와 장사 과정에서 돈이나 물건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도당 신고과를 찾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에는 주민이 억울한 사연을 글로 작성해 도당 신고과에 제출하면 담당자가 신고인을 직접 불러 면담하고, 피해 내용을 다시 확인한 뒤 관련 기관에 조사를 지시하거나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처리 결과를 신고인에게 알려주는 경우도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당 신고과가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접수되는 민원이 크게 늘면서 예전과 같은 방식의 처리가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자들이 모든 사건을 세밀하게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신고인과 상대방을 함께 불러 단순 분쟁으로 취급하거나 형식적인 확인 절차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집털이 범죄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단층집은 담을 넘거나 안으로 침입하기 쉬워 도둑을 막기 어렵다”며 “그래서 주민들은 경비가 있는 아파트가 단층집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최근 집털이 피해를 당한 한 주민의 사례도 전했다. 이 주민은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재산을 잃은 뒤 먼저 안전부에 신고했지만 사건이 해결되지 않자,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도당 신고과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고과에서도 신고인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만 진행했을 뿐 실질적인 피해 구제나 사건 해결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 내 금전 문제와 이혼 압박을 둘러싼 분쟁도 도당 신고과에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여성은 시어머니로부터 장사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돈을 빌려 장사를 시작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원금을 갚지 못하자 시집 식구들로부터 이혼을 강요받았다.
이 여성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도당 신고과에 시집의 부당한 처사를 신고했지만 시집 식구들과 함께 조사를 받은 뒤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당신들끼리 해결할 문제’라는 식으로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신고과에 가면 그래도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요즘은 신고가 너무 많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몇 번 찾아가도 해결이 안 되니 아예 신고를 꺼리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신고를 하면 오히려 신고자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신고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자 국가기관보다 개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소식통은 “요즘 주민들 사이에서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국가기관에 의지하기보다 직접 맞서 싸우거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거나 법적으로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으면 웬만한 피해를 당해도 참고 넘기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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