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시기 운영되다 사실상 중단됐던 ‘탄부 가족분조’를 다시 가동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탄부 가족들의 생활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탄부 가족들은 이를 농장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3일 함경북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지난달 26일 경원군 당위원회가 관내 탄부 가족들의 생활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탄부 가족분조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따라 각 농장에서는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던 탄부 가족분조를 다시 조직하고 경작지를 배정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탄부 가족분조는 1990년대 중반 식량난 속에서 탄부 가족들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탄부 가족들이 인근 지역 농장에서 한 개 분조나 작업반을 이루고 농사를 지어 부족한 식량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정식 농장원이 아닌 탄부 가족들이 농사에 꾸준히 참여하기 어려웠던 데다, 장사를 통해 돈을 버는 편이 생계에 더 도움이 되면서 하나둘씩 가족분조에서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상당수 탄부 가족분조는 이름만 남거나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0~22일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북한 당국은 석탄공업을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 부문으로 제시하고 탄부 생활 개선을 주요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또한 탄부 살림집 건설과 탄광마을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앙과 도 단위에 탄광지구건설지휘부를 조직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이런 가운데 경원군 당위원회가 탄부 가족분조 재정비를 지시한 것은 탄부 생활 개선이라는 중앙의 방침을 지방 단위에서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현지에서는 탄부 가족분조 재가동이 실제 탄부 가족들의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고 한다.
탄부 가족들이 장사를 통해 생계를 꾸리는 방식이 이미 정착돼 다시 농장으로 끌어들여 농사 짓게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탄부 가족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농장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불만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탄부 생활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생색만 내고 실제로는 농장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며 “지방공업공장 생산도 자랑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의 없는데, 이번에도 말만 앞설 뿐 실제 탄부 가족들이 체감하는 생활 개선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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