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 당국대표단 면면

6.15 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14∼17일 열리는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는 남북 당국 대표단은 이번 행사가 갖는 비중을 감안한 듯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우리측 단장을 맡은 것은 예상대로지만 북측 대표단을 노동당 중앙위 비서로 최고위급으로 꼽히는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자문단의 경우 우리측에서 임동원ㆍ박재규ㆍ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북측에서 림동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 김완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장 등 남북관계 분야의 거물급이 총출동한다.

◇ 김기남 단장은 누구 = 양측 단장인 정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각각 방송사 앵커와 노동신문 책임주필으로, 한때 언론에서 활동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정 장관의 경우 이번 평양 방문이 작년 7월 장관 부임 이후 처음으로, 북측 대남라인의 고위급들과 상견례를 가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 달 차관급 회담으로 재개된 당국간 대화를 본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부위원장은 이번 북측 대표단 중에 가장 의외의 인물로 받아들여진다.

강원도 원산 출신으로 79세인 그는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종합대, 모스크바 국제대학을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상당히 지적인 인물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부터 노동신문 책임주필을 하다가 1985년부터 당 선전선동부장과 1992년 당 중앙위 선전담당 비서를 거쳐 2001년 9월 비서국 인사 때 교육 담당으로 옮기면서 고(故)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일가의 이른바 ‘혁명사적’ 관리를 담당하는 당 역사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때문에 그는 당 비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번에 달고 나온 공식 직함인 ‘조평통 부위원장’으로는 그동안 불리지 않았다.

게다가 고령에도 불구, 올 들어서도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방문(3.8), 러시아 대통령악단 공연(4.7), 군인가족 예술소조공연(5.19) 등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적지 않게 수행함으로써 몇 안되는 최측근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지난 2월 20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중앙위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찾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날 때 배석하면서 국제 분야 업무에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에 단장을 맡으면서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의 사망 이후 공석이 된 대남 비서의 업무도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대표단은 회담대표 중심 = 남측 대표단은 정 장관을 포함해 대표 9명, 북측의 경우 단장을 비롯해 17명으로 각각 구성됐다.

우리측은 대표단에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 유홍준 문화재청장, 박기종 국무총리실 기획관리조정관, 통일부에서 이관세 통일정책실장과 서 훈 실장, 김홍재 홍보관리관, 장희천 국방부 정책홍보실 단장, 김원수 외교부 정책기획관 등으로 구성했다.

박 차관의 경우 재경부 차관이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을, 유 청장은 고구려고분나 북관대첩비 반환 등 남북 역사 분야의 교류문제를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향후 예상되는 남북 회담을 고려해서 짠 것”이라고 “국방부와 외교부도 통일외교안보 부처인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 대표단도 이에 맞춰 장관급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남북 당국간 회담의 단장 또는 대표들로 구성됐다.

권호웅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을 비롯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인 최영건 경제협력추진위 북측 위원장, 김만길ㆍ신병철ㆍ전종수 장관급회담 대표, 박정성 남북 철도.도로연결실무협의 단장, 윤선호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단장 등이 나올 예정이다.

이 가운데 내각 책임참사인 권호웅 대표는 노동당 중앙위 통일선전부 지도원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참사로 활동하며 일찌감치 차세대 회담일꾼으로 점찍힌 인물로, 2000년 정상회담 준비접촉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문단에는 ‘거물급’ = 남측 6명과 북측 8명으로 된 자문단은 원래 6.15 공동선언과 그 이행에 기여한 ‘공로자’로 구성한 만큼 거물급 인사들이 많다.

다만 남측은 ‘OB’(졸업생), 북측은 ‘YB’(재학생)가 대부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남측은 보면 전직 통일부 장관 3명이 눈에 띈다.

6.15를 주도한 임동원 세종재단 이사장과 박재규 경남대 총장, 7차 때부터 장관급회담 남측수석대표를 역임한 정세현 이화여대 석좌교수 등은 6.15선언을 전후한 시기부터 남북관계를 이끌어온 핵심인물로 꼽힌다.

김보현 전 국무총리 특보도 북한 전문가로 활동한 6.15 막후주역 중 한 명이며, 최상용 고려대 교수의 경우 통일정책평가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대남라인에서 아직도 뛰고 있는 원로와 중진급들이 포진했다.

우선 림동옥 조평통 부위원장은 노동당 대남담당 부서인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어 대남라인의 실세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폐암으로 한 때 이상설이 돌았지만 수술경과가 좋아 대남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5월 차관급회담을 앞두고 정동영 장관이 남북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서신을 림 부위원장에게 수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져 그 위상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전금진 내각 책임참사의 경우 1972년 남북조절위원회 대변인 시절부터 등장, 스로 “서울 지리에 환하다”고 말할 정도로 남측 방문 경험이 많다.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조평통 부위원장 등을 겸임 중이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활동이 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완수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 서기국장은 원래 외무성 출신으로 주로 미주지역을 담당하다가 1980년대 중반이후 당 통일전선부로 옮긴 이후 남북적십자회담에 모습을 드러냈고 2000년 제3차 장관급회담에 참석하기도 했다.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의 경우 금강산관광 등 경협 업무에 주로 관여했다.

특히 최승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을 역임한 남쪽에는 익숙한 회담일꾼 출신으로 현재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1월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방북한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 일행을 림동옥 제1부부장과 함께 나와 맞이하기도 했다.

최성익 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도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을 역임하고 남북 장관급회담에도 대표로 참석했던 회담 일꾼으로 꼽히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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