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토끼풀 소녀 향란이를 기억하십니까?

“집 없니? 부모님은 안 계셔?”(NK VJ)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집 팔고 뛰었어요.”(꽃제비)


“매일 이렇게 살아야 하니?”(NK VJ)
“네”(꽃제비)








▲’North Korea VJ’ 캡처
헤지고 남루한 옷을 입은 어린아이들이 시장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질퍽거리는 진흙땅을 맨발로 걸어 다니고, 땅에 떨어진 음식으로 허기를 달랜다. 밤에는 같은 처지의 친구들끼리 한 곳에 모여 앉아 추위를 이긴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 2011 서울’에 출품된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대표의 작품 ‘노스코리아 VJ'(NK VJ)는 북한 내부의 속살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NK VJ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함경남북도·평안남북도·황해남도에서 촬영됐다. 기차에 몰래 숨어든 중년 여성을 구타하며 끌어내리는 젊은 여성 보안원, 기차 객실 복도까지 들어찬 북한 주민들, 시장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어린 ‘꽃제비’, 지난해 말 국내 언론 보도로 화제가 됐던 23세의 ‘토끼풀 소녀’ 향란이의 모습까지 북한 사회 일상의 모습을 내밀하게 담아냈다.


NK VJ는 “본 영상은 모두 북조선 사람들에 의해 촬영된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북조선 민중의 고난을 취재 기록해 왔다. 그리고 이를 세계에 전하기 위해 북조선과 중국 사이를 비밀리에 오가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라는 자막과 함께 시작한다.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건 이들은 누구인가?


영상을 찍은 북한인 기자 중 한 사람은 “(북한)사람들은 인권유린을 어떻게 당하고 있는가를 모른다. 국가가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인권침해에 대한)실질적인 자료를 많이 수집해서 (그들을)깨우쳐 주려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이다. 들키면 민족반역자로 총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NK VJ에는 2011년 여름 평안남도에서 촬영된 최신 영상도 포함돼 있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인민군의 모습과 시장에 식량이 쌓여 있는 모습도 공개된다. 








▲’외로운 메아리’ 중의 한 장면
또 다른 다큐멘터리 기획작 ‘외로운 메아리-전후 납북자가족들의 비극과 고통’는 20분 분량으로 한국 전쟁 이후 납북자 가족의 아픔을 그려냄으로써 잊혀져 가고 있는 납북자 문제를 조명하고 이들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로운 메아리’는 1972년 울릉도 부근에서 조업 중 유풍호 선원 8명과 함께 납북된 남정열 씨 가족들의 아픔을 인터뷰 형식으로 그려냈다. 남정열 씨의 아내 박영자 씨는 남편을 잃고 40년 동안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다. 그는 “세월가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오지도 않고··. 나 이렇게 놓고 가고···”라면서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흐느낀다.


1975년 납북된 후 32년 만에 생환한 최욱일 씨에 대한 인터뷰도 담겨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새벽 4시경 귀항하는데 공해상에서 어떤 경비정이 우리 배를 가로막았다. 위협사격을 해댔다. 알고 보니 북한 경비정이었다”면서 “그 상태로 납북됐다”고 증언했다.


한편 북한인권국제영화제는 오는 10일 서울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NK VJ와 외로운 메아리 외에도 제작지원작 ‘인사이드’ ‘선처’ ‘따뜻한 이웃’ 등 3편이 상영된다. 또한 ‘양강도 아이들(김성훈/정성산)’ ‘겨울나비(김규민)’ ‘두만강(장률)’ ‘크로싱(김태균)’ ‘김정일리아(N.C. 헤이킨)’ 등 다섯 작품이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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