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유통되는 중국 휴대전화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데다 국가기관이 주도하던 비공식 밀수까지 중단되면서 기기 공급량이 줄어든 영향이라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가격이 1만 위안(한화 약 204만원) 이상 올랐다”며 “물건 자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필요한 사람들은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는 상황”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혜산시에서 중국 휴대전화는 최소 3만 5000위안(한화 약 715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이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전에는 제품에 따라 2만 5000~3만 위안(한화 약 511~613만원) 선에서도 구할 수 있었지만, 최근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더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북한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는 송금 브로커나 ‘돈데꼬’로 불리는 큰손 등이 중국 측과 연락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중국 휴대전화를 내부 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가거나 외부 정보가 유입되는 주요 통로로 보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왔다.
올해 1월에도 국가정보국(前 국가보위성)은 국경 지역 정보부(前 보위부)들에 중국 휴대전화 소유·사용 주민들에 대한 이른바 ‘소탕전’을 벌여 2026년에는 반드시 ‘청정구역’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새해 들어 또다시 국경 지역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소탕전’)
이후 현재까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기기 반입 경로마저 좁아진 것이 가격을 상승 부추긴 요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이후 개인 밀수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중국 휴대전화 기기는 국가가 주도 밀수 경로를 통해 겨우 유입됐으나 최근에는 국가 주도 밀수마저 어려워져 중국 휴대전화 기기 유입량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 내부에서 중국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단순 기기 고장으로 새 기기로 교체하려는 경우도 있고, 단속기관에 발각될 위기에 처해 증거를 없애려고 기존 기기를 버려 새 기기가 필요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기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구매 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아무리 돈이 많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최소 가격이 3만 5000위안이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 돈이면 여기(혜산)에서는 시내에 있는 땅집(단층집) 한 채를 살 수도 있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중국 손전화는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나 마찬가지”라며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돈벌이를 계속하려면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한다”고 전했다.
한편, 기기 가격 급등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이들 사이의 대여 관행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과거에는 요금이 떨어졌거나 할 때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사람의 기기를 빌려 쓰는 일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사례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고가의 기기를 잃어버리면 감수해야 할 손실이 워낙 커 다른 사람에게 선뜻 빌려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전화기 자체가 너무 비싸고 단속 위험성도 워낙 크다 보니 남의 전화를 빌려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송금 브로커들의 거래 방식도 한층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휴대전화 단속 강화와 기기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모든 의뢰를 무조건 받기보다 거래 상대와 금액, 위험 정도 등을 따져 수익성이 낮거나 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거래에는 쉽게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단속을 강화한다고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전화기 가격도 오르고 잡혔을 때 손해도 커지니 예전보다 훨씬 조심해서 쓰고, 꼭 필요한 일에만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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