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라넷망 구축한다며 학생 동원한 대학…사흘간 땅 파기 작업

학급별로 작업 구간 나눠줘…작업 결과가 평가에 반영돼 먼저 할당량 끝내려는 경쟁까지 벌어져

평성석탄공업대학
평성석탄공업대학.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의 한 대학이 교내 인트라넷망 구축을 명목으로 통신케이블 매설을 위한 땅 파기 작업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흥남구역에 있는 한 대학이 교내 인트라넷망을 구축한다며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학생들을 케블(케이블) 매설을 위한 땅 파기 공사에 동원했다”며 “학생들은 맡은 구간 작업을 빨리 끝내면 하루라도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도시락까지 준비해 현장에 나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대학은 교내 인트라넷망 구축을 위해 중앙 정보화실과 교내 각 건물을 연결하는 통신선로를 새로 깔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선로가 될 구간의 땅을 파는 작업에 학생들을 동원한 것이다.

대학 측은 학급별로 구간을 나눠주고 정해진 기간 안에 작업을 끝내도록 했다. 학생들은 도시락까지 준비해 현장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작업을 이어갔고, 하루에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남아 땅을 파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작업 결과가 학급별 평가에도 반영되면서 다른 학급보다 먼저 할당량을 끝내려는 경쟁까지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일부 학급 소대장(학급장)들은 “이제는 서로 돕고 이끌어줄 때가 지났다. 동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각자 맡은 구간을 빨리 끝내라”며 학생들을 독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람이라도 작업이 늦어지면 학급 전체 평가에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학교 간부들이 지켜보는 교내 작업이다 보니 학급별로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이 강하게 나타났다”며 “실제로 작업을 먼저 마친 학급은 학교 당위원회로부터 ‘전투력 있는 조직’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북한에서 학생들이 교내 건설이나 주변 환경 정비 등 각종 작업에 동원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해당 학교 측은 이번에 “대학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학교를 꾸리는 일에도 학생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번에 구축된 교내 인트라넷망은 교육·과학기술 자료를 이용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도 인트라넷망 구축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직접 작업에 나서야 하는 데 대해서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학생들도 인트라넷망이 구축되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땅 파는 일이 힘들어 돈을 모아 일공(일용직 노동자)을 고용하려 해도 교내 작업이라는 이유로 대학 측이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내 인트라넷망을 만드는 데 왜 학생들이 직접 땅까지 파야 하느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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