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도시들에 생겨난 현대적인 편의·오락시설, 씁쓸함 안긴다?

경제력 뒷받침돼야 시설도 누릴 수 있어…주민들 "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이냐" 냉소적 반응 보이기도

대동강맥주를 즐기고 있는 북한 주민들.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의 ‘지방발전 20×10 정책’ 추진 여파로 지방 도시에도 종합편의시설과 문화오락시설 등 각종 현대적인 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주민은 극히 제한적이어서, 외형적 발전이 오히려 계층 간 격차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도내 시·군들에는 맥줏집과 찻집, 고급식당, 백화점 등 종합편의시설과 당구장·노래방 같은 문화오락시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지방발전을 강조함에 따라 과거 평양 등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대적인 시설들이 지방에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천시의 경우 올여름 맥줏집과 찻집, 전자오락관 등 다양한 편의·오락시설이 시내 곳곳에 들어섰다고 한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텔레비전에서 보거나 평양 출장·견학 때나 접할 수 있던 시설들이 이제 지방에도 생겨나고 있다”며 “도시가 밝아지고 건물도 현대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 지방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설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는 전언이다. 출퇴근길이나 장마당을 오가는 길에 매일 마주해도 정작 이용 여부는 경제력에 따라 갈리다 보니 생활 수준의 차이, 빈부격차만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다는 씁쓸함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이런 시설을 이용하려면 한 번에 적어도 10달러를 쓸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멀리서 볼 때는 ‘우리나라도 발전하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내 집 근처에 생기니 이야기가 달라졌다”며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 가서 펑펑 돈을 쓰는데 누군가는 매일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한 번을 들어가 보지 못하니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시설에서 제공하는 음료 및 음식 가격, 서비스 이용료가 일반 주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내가 사는 지역에 현대적인 시설이 새로 들어섰다는 것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이냐”라는 냉소적인 반응마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설 자체를 싫어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식당과 즐길 거리가 많아지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다”면서도 “문제는 돈 있는 계층만 이런 현대적인 시설을 누릴 수 있는 현실에 주민들이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 당국의 지방발전 정책 추진으로 지방 도시들의 외형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정작 이를 누릴 수 있는 주체는 일부에 불과해, 편의·오락시설의 확충이 아이러니하게도 계층 간 격차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Previous article‘사교 공간’인 무도회는 좋지만…군중무용 의무 연습에는 불만
Next article만경대승용차사업소 소속 3명, 국가 차량 대여 비리로 사법기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