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출입국자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호텔·식당·백화점 등 봉사기관 종사자들에게까지 분기별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즉 에이즈 검사를 받도록 하면서 검사 대상자들 사이에서 비용 부담과 사회적 낙인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무역과 사업, 친척 방문, 관광 등 여러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과 접촉하는 봉사기관 종사자들에게 분기마다 HIV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검사 대상에는 평양뿐만 아니라 지방의 호텔과 식당, 백화점 종업원들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사기관 종사자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비용 또한 매번 본인이 부담해야 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식통은 “검사를 한 번 받을 때마다 1달러씩 내야 한다”며 “성병과 관련된 검사를 받는 것 자체도 불쾌한데 외국인과 실제로 접촉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검사를 받으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들은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등 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HIV 검사가 감염 예방을 위한 보건 조치라기보다 개인의 사생활이나 성행위를 의심하는 절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종업원들 사이에서는 ‘에이즈가 공기로 옮느냐’, ‘잠깐 스쳐 지나간 사람까지 왜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며 “검사의 목적 자체보다 자신이 감염 의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거부감이 더 크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HIV는 일상적인 대화나 악수,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감염 경로와 예방 수칙 등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HIV 검사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 내 HIV 감염자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 경로와 예방법, 검사 필요성 등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외국인 접촉을 이유로 검사 대상을 폭넓게 지정하면서 주민들의 오해와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출입국자와 외국인 접촉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검역과 보건 검사를 지속해서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부터는 북중 국경을 통해 귀국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HIV와 성병 검사를 강화했으며, 이후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귀국 과정에서도 유사한 검사를 실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외국인을 상대하는 봉사기관 종업원들에게는 이제 분기마다 내야 하는 검사비까지 새로운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며 “검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비용뿐만 아니라 감염 의심을 받는 듯한 불쾌감까지 더해져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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