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강한 국력’을 선전하는 것과 달리 외국에서 북한인은 가난한 나라 사람으로 취급받는다는 이야기가 최근 북한 일부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사사(私事) 여행자들의 중국 체류 경험담이 그 배경으로 전해졌다.
15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국에서 조선(북한)인은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는 사사 여행자들의 경험담이 최근 회령시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한국 사람은 부자 대접을 받지만, 조선(북한) 사람은 가난뱅이 취급을 받는다는 말에 씁쓸해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소문은 코로나19 이전 사사여행으로 중국에 나갔다가 국경 봉쇄로 귀국하지 못한 채 현지에 장기간 체류하다 최근에야 귀국한 사사 여행자들에게서 시작됐다.
사사여행은 중국에 친척이 있는 주민들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사사여행증을 발급받아 중국을 방문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중국에 연고가 없는 일반 주민들은 사실상 사사여행이 불가능하기에 사사 여행자는 주민들 사이에 부러움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북중 국경이 장기간 봉쇄돼 이전에 사사여행으로 중국에 나갔던 이들이 불가피하게 현지에 더 오래 머물게 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친척이 있는 게 부럽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이들이 북한으로 귀국하면서는 외국에서 북한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게 됐고, 이에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회령시에는 “조선에서 왔다고 하면 친척 집에 돈을 뜯으러 왔거나 돈을 빌리러 온 사람처럼 본다”, “상점에 한국 사람이 들어오면 직원들이 벌떡 일어나 웃으며 상냥하게 대하지만, 조선 사람 티가 나면 일어나지도 않고 ‘사지도 못할 거면서 왜 묻느냐’는 식으로 대하는 등 태도가 180도 달라진다”라는 등 사사 여행자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리고 이를 소문으로 접한 회령시 주민들은 “같은 민족인데 한국은 부자 취급을 받고 우리나라는 거지 취급을 받는다”, “결국 나라가 잘살아야 밖(외국)에서도 대접을 받지, 못살면 대접도 못 받는다”, “국력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주민이 못살면 무슨 소용이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이를 북한 내부 상황과 연결 짓기도 하고 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만 봐도 비싼 옷을 입은 사람과 허술한 옷차림을 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다르냐”, “법관들도 옷차림부터 훑어보고 잘 입었으면 사람 취급하지만 허술하면 눈매부터 달라지는데, 중국에서도 같은 이치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사 여행자들의 이 같은 경험담은 다른 지역에도 마찬가지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코로나19 이전 중국에 갔다가 올해 돌아온 사사 여행자들이 혜산시에도 몇 명 있다”며 “이들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중국 체류 경험을 전하면서 한국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이 현지에서 받는 대우가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극도로 꺼려지는 상황이지만, 가까운 사람끼리는 이런 이야기들을 조심스럽게 나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도 사사 여행자들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졌으나 최근 주민들이 이런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라며 “미국도 두려워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과 위력이 높아졌다고 선전하는데, 정작 외국에서 직접 경험한 이들은 ‘조선 사람이 가장 값이 없다’는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