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중국산 의류를 취급하는 업자들이 가을옷 견본을 들여와 소비자 반응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응이 좋은 상품을 선별해 수입함으로써 재고가 쌓이는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다.
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세관을 통해 중국산 의류를 들여오는 공업품 장사꾼들이 가을옷 견본을 들여와서 선을 보이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며 “비싼 옷만 전문으로 들여오는 사람도 있고, 가격이 눅은(저렴한) 옷을 취급하는 사람도 있어 누구에게 팔 것인지에 따라 들여오는 상품이 다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는 여름이 길어지면서 가을 의류 견본 수입 시기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어졌다. 다만 업자들은 이미 지난 7월 중순부터 중국 현지 대방(무역업자)들에게 시장과 거래처를 돌며 상품을 물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자들이 견본 수입을 시작할 때 상품을 찾다가는 적절한 판매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서둘렀다는 것이다.
그러다 지난달 20일께부터 중국 대방들이 물색해 둔 상품 가운데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 견본을 종류별로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그중에 반응이 좋은 것들을 골라서 본주문을 넣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업자들이 견본으로 들여온 상품은 남녀 겨울용 속옷 세트를 비롯해 점퍼 등 가을 겉옷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의 경우에는 일자, 나팔 형태가 특히나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소비자들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구김이 잘 가지 않는 소재인지도 꼼꼼히 들여다봤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업자들이 들여온 상품의 가격대는 주 고객층이 누구냐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돈주 등 경제력이 있는 주민들을 타깃으로 한 업자들은 재질이 확연히 다른 고가 의류를 견본으로 선보인 뒤 가장 반응이 좋은 디자인과 가격대를 확인해 본주문 물량을 정하고 있다.
가격대는 200위안 선에서 2000위안 이상까지 폭넓은데, 일반 주민들이 입는 옷과 재질 면에서 눈에 띄게 차별화된 상품일수록 부유층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해 가격이 높아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한다. 실제 200~500위안대 의류는 판매가격의 5% 정도를, 1500위안 이상의 의류는 20~30%가량의 이윤이 남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반 주민들을 타깃으로 한 업자들은 20~30위안대부터 100~300위안대의 비교적 저가 의류를 주로 취급하면서 한 점당 대체로 1~3위안의 이윤을 붙이는 대신 판매량을 늘려 수익을 확보한다. 고가 의류는 소량 판매에도 점당 높은 수익을 남기는 구조라면, 저가 의류는 점당 이윤은 낮추되 판매량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상품이 무조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도 디자인이나 재질을 따지는 경우가 늘면서 저가 의류를 들여오는 업자들도 견본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시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나 농촌 사람들도 보는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며 “값이 눅어도 옷 형식(디자인)이나 재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진 옷을 그냥 입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은 사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의류는 유행과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재고 부담이 큰 품목인 만큼,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대량 수입했다가는 물량만 떠안게 될 수 있다. 이에 최근 2~3년 사이 소량의 견본을 먼저 들여와 선보이고 반응이 좋은 상품만 골라 본주문하는 방식이 자리 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에는 공업품 장사꾼들이 돈을 벌었다고 해도 팔지 못한 옷이 많이 남아 결국 번 돈이 물건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견본을 먼저 보여주고 잘 나가는 물건만 다시 들여오니 무거리(재고)가 많이 줄었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