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김주애 입은 정장 보고 맞춤복 제작해 입는 北 돈주 가정

맞춤 정장 한 세트 최소 270달러로 일반 주민은 엄두도 못 내…유행 넘어 부·경제력 과시 수단으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동지께서 6월 4일 작전 수행 능력 평가시험공정에 착수한 조선인민군 해군 구축함 ‘강건’호를 방문하시고 함의 항해시험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의 보도 사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도 같이 승선한 모습이 담겼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일부 지역의 돈주 가정을 중심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입고 나온 형태의 정장을 주문해 입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엄마와 딸이 함께 맞춤 정장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의류 시장의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23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성시 돈주들과 그 자녀들이 맞춤복 제작업자를 찾아가 리설주와 김주애가 입은 정장과 비슷한 형태의 정장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씨 일가 여성들의 복장이 새로운 유행의 기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래 북한에서는 정장이 중요 행사나 특별한 모임 때나 입는 옷으로 인식됐지만, 요새는 돈주 가정을 중심으로 양복을 평상복으로 입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양복도 실용성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현재 돈주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것은 재킷과 바지, 치마 등 이른바 3피스로 구성된 정장이다. 하나의 상의에 바지와 치마를 함께 맞춰 상황에 따라 번갈아 가며 입으려는 의도다. 또 천은 몸에 달라붙지 않고 부드럽게 흐르는 재질을, 색상은 주로 군청색이나 연한 하늘색 등 밝은 계열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돈주들은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신형 구축함 강건호 항해시험 참관에 동행한 김주애가 입은 옷 형태로 딸의 맞춤 정장을 제작하고 있다.

소식통은 “원수님의 자제분이 당시 입었던 양복은 상의(재킷)가 약간 나팔식으로 퍼지는 형태인데, 허리선을 강조해 기존 양복과 차별화되면서도 귀엽고 세련돼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이렇게 자제분이 착용하는 양복 형태는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40~50대 돈주들은 리설주가 입고 나온 정장을 유심히 보고 이와 비슷한 맞춤 정장을 주문하는데, 재킷은 가슴 부분이 조금 파이고 단추 한두 개만 달린 형태를 요구한다고 한다. 또 치마보다는 바지를 선호하며, 바지는 일자 형태나 부츠컷 형태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이렇게 최근 들어 돈주들을 중심으로 맞춤 정장 수요가 늘면서 한동안 주문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맞춤복 제작업자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맞춤 정장 한 세트 가격은 원단과 제작비를 포함해 최소 270~370달러(한화 약 41~56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북한 시장에서 쌀 460~630㎏ 정도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으로, 일반 주민들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돈주들 사이에서는 리설주와 김주애의 패션을 따라 하는 것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부와 경제력을 과시하는 하나의 수단이자 징표로 여겨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은 가격 때문에 양복을 해 입을 생각도 하기 어렵지만 돈주들은 비싼 옷일수록 더 선호한다”며 “원수님 가정이 입은 것과 비슷한 형태의 고급스러운 양복을 해 입었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높은 경제적 지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revious article‘두만강 자동차 다리’ 개통 지연에 분위기 어수선…“동맹도 좋은데…”
Next article농촌 살림집 건설에 임시 거처 전전하는 주민들 불편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