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재건축하는 방식으로 농촌 살림집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현재 갑산군 내 여러 농촌 지역에서 살림집 건설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업으로 철거 대상이 된 주민들은 친척 집이나 셋방을 전전하며 임시 거처에서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최근 몇 년간 농촌 지역의 주거 환경 개선을 강조하며 살림집 건설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농촌 주택을 현대화함으로써 도시와 지방 간 생활 수준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농촌의 주민들은 당국의 살림집 건설 사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갑산군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낡은 농촌 주택을 완전히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살림집을 짓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거 대상 주택에 살던 주민들은 새 살림집이 완공될 때까지 임시로 머물 곳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소식통은 “새집을 받게 된다는 기대는 있지만 공사 기간 동안의 거주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친척 집에 얹혀살거나 셋방을 얻는 경우가 많은데, 생업과 자녀 교육 문제까지 겹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농촌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기존 집 가까이에 개인 텃밭을 경작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에 살던 곳에서 떨어진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데 따른 불편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건설 방식에 대해서는 현지 간부들 사이에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농촌 주택 부족 현상이 심각한데, 멀쩡히 사람이 살던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 게 주택난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소식통은 “농촌에는 아직도 집이 부족한 곳들이 많아 기존 집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 것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있다”며 “차라리 기존 집은 집대로 놔두고 새로운 집을 더 많이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관련 부문의 간부들도 항간의 이런 지적에 “우리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이라고 토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건설되는 농촌 살림집의 형태를 두고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새 살림집이 겉으로는 깨끗하고 현대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농촌 주민들의 생활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요새 건설되는 살림집들은 대부분 2~3층 규모의 작은 아파트 형태로 지어지고 있다”며 “독립적인 단층집에 살던 농촌 주민들이 다른 세대와 붙어 살아야 하는 구조에 적잖은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농촌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가축 사육 공간 부족 문제도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힌다. 북한 농촌 주민들은 식량과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집에서 돼지나 염소, 닭, 토끼 등을 기르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 건설된 살림집은 공간이 마땅치 않아 가축을 기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농촌 주민들에게 가축은 식량과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필수 생계 수단”이라며 “기존에는 마당에 돼지우리나 닭장, 토끼장을 둘 수 있었지만, 새로 건설된 살림집은 공간이 협소해 가축을 기르기가 어렵다 보니 주민들은 겉으로 그럴듯한 외형보다 먹고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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