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 앞두고 ‘흑가축’ 수요 늘자 털 염색해 파는 사기 행각까지

검은 털 가축이 몸에 좋다는 인식 확산하면서 신종 사기 수법 등장…염색해서 더 비싼 값에 팔아 넘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2년 7월 17일 “경성단고기(개고기)집이 청진시에 일떠선 때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무더운 삼복철에 제일 흥성이는 곳은 아마도 단고기 요리를 전문으로 봉사하는 단고기집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여름 삼복(三伏)철을 앞두고 털이 검은 가축이 더 영양가가 높고 기력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에 따라 흑염소, 흑돼지, 검둥개 등의 수요가 늘면서 일반 가축의 털을 검은색으로 염색해 파는 장사꾼들의 사기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15일 “안주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삼복더위를 앞두고 흑염소와 흑돼지, 흑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를 노리고 일반 염소나 돼지, 개를 염색약으로 검게 물들여 파는 장사꾼들이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가축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따져봐야 하는 세상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복날에 고기로 국을 끓여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는 복달임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검은 가축이 여름철 보양식 재료로 널리 인식되면서 “어차피 한 번 먹는 것이라면 몸에 좋은 흑가축을 먹자”라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삼복철을 앞두고 보양식을 취급하는 식당들이 서둘러 장사꾼들과 거래에 나서고 있는데, 문제는 검은 가축의 수요 증가가 신종 사기 행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단고기(개고기)집과 같은 식당들이 복날 장사를 준비하며 장사꾼들에게서 가축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낯선 장사꾼들이 시세보다 조금 싼 가격에 흑염소나 흑돼지, 흑개를 넘기는 경우가 있으나 알고 보면 염색약으로 털을 검게 물들인 것을 속여 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털 빛깔이 검지만, 물로 씻기거나 털을 자세히 살펴보면 염색 흔적이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주시에서 단고기집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지난 3일 복날 장사를 위해 흑염소 세 마리를 시세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에 장사꾼에게서 사들였다가 뒤늦게 사기임을 알아차리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시간이 흘러 흰털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그제야 염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주민이 주변에 이 사실을 털어놓자 “몇 년 전부터 그런 이야기가 돌긴 했지만 설마 실제로 있을 줄은 몰랐다”, “먹고 살기 힘드니 사람들이 별의별 생각을 다 해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흑염소나 흑돼지를 찾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보양식으로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격 차이도 꽤 난다”며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려는 사람들이 염색까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장사꾼들은 도축 전까지는 쉽게 구별해내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염색한 가축을 비싼 값에 팔아넘기고, 이후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끊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식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식당 운영자들이나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가축을 살 때 털 색깔만 보지 말고 입 주변이나 귀 안쪽, 배 부위 등 염색약이 잘 묻지 않는 부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말도 돌고 있다. 일부는 가축을 사들일 때 물을 묻혀 색이 빠지는지 보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가려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소식통은 “복날이 가까워질수록 흑가축 수요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수요가 계속 높아지니 이런 식의 사기 외에 또 어떤 놀라운 방식이 나타날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일반 주민들은 시장에서 도축된 고기를 구매하고, 식당에서 파는 고깃국의 원재료도 정확히 알 길이 없어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요가 부쩍 오르는 삼복철에 검은 가축 고기라고 속여 비싼 값을 받는 행위가 성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Previous article실기형 수업 시연했는데, 평양-지방 교육 환경 격차에 더 눈길
Next article시진핑 방북에 北 주민들 기대감 ↑…“우리도 이제는 중국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