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재와 설비 부족을 자력갱생으로 해결하라는 북한 당국의 요구가 산업재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1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진시의 한 탄광기계공장에서 전극 생산에 필요한 절연용 종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며 시험 제작을 진행하던 현장 기술자 1명이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소식통은 “형틀 제작에 쓰고 남은 목재를 활용해 절연용 종이를 만들어 전극 생산에 이용해 보려 한 것인데 시험 제작 과정에서 기술자가 설비에 손을 넣었다가 그만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이 공장은 기술자 1명과 보조 성원 1명을 투입해 해당 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3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전극 생산에 필요한 절연용 종이는 단순히 목재를 잘게 부순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펄프 처리와 화학 약품을 이용한 가공, 압착과 건조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공장은 이 같은 기초 설비 등 제대로 된 공정 체계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남은 목재를 활용한 자체 생산을 밀어붙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목재를 절연재로 쓰려면 설비가 따로 있어야 하는데 공장에는 그런 조건이 거의 없었다”며 “결국 제대로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력갱생으로 해 보려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고 이후 공장 내부에서는 필요한 기초 설비도 없이 무조건 자체 생산으로 해결하라고 압박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장에서는 부족한 자재와 설비를 임시방편으로 메우려는 시도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사고 후에도 근본적 문제인 설비 보강 등 공정 체계의 개선보다 있는 자재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식의 지시만 반복되고 있어, “이런 식의 자력갱생이 계속되면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종이 생산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 공장은 기계공장이라 관련 설비는 물론 시험 조건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며 “두 사람이 외부를 오가며 시험을 이어가느라 애를 먹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고까지 나면서 ‘되지도 않을 일을 밀어붙이더니 결국 사고가 났다’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에서는 자력갱생하자고 지시만 내리면 그만이지만, 그 부담은 결국 현장이 떠안게 된다”며 “설비도 없는 상황에서 종이를 만들겠다고 밀어붙이다 보니 이런 식의 자력갱생이 결국 사람을 잡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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