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 중고 의류 장사를 생업으로 하는 국경 지역 상인들의 수입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주도의 밀수가 두 달 가까이 중단되면서 공급되는 물량이 끊긴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파악된다.
2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의 중고 의류 장사들이 물건이 없어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팔던 물건 대부분이 중국에서 넘어온 것인데, 국가밀수가 막히면서 물건이 말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입 중고 의류는 대표적인 단속 대상 품목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이 입던 옷을 입는 것이 국가의 체면과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이유, 외부 생활양식 확산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비사회주의로 규정돼 지속적으로 단속돼 왔다. 이는 옷차림에도 개인의 사상과 정신 상태가 반영된다고 강조하는 당국의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세관을 통한 공식 중고 의류 반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꾸준한 수요와 공급이 있었다. 실제로 중국에서 유입된 수입 중고 의류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고 디자인이 세련돼 계층,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반입되는 방식은 시기에 따라 변화해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개인 밀수로 유입됐으나 코로나19 이후로는 개인 밀수가 엄격히 차단되면서 국가 주도의 밀수 경로를 통해 조금씩 반입됐다.
소식통은 “국가밀수를 통해 차량을 비롯한 공업품이 들어오는 과정에 수입 중고 의류도 몰래 숨겨져 들어왔다”면서 “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시장에 공급이 되니 이를 업으로 하는 장사들도 생계를 이어갈 수준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국가밀수마저 중단되면서 수입 중고 의류를 취급하는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에 일부 상인들은 주민들이 입던 옷을 헐값에 사들여 세탁하거나 수선해 다시 파는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수입 중고 의류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져 돈벌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수입 중고 의류를 판매하는 혜산시의 한 40대 상인은 “수입 중고 의류는 단속 대상이라 장마당 안에는 매대 자체가 없어 시장 밖에서 자리를 잡고 단속원들을 피해가며 판매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물건만 있으면 벌이가 괜찮아 생계유지는 물론 돈을 모을 수 있는 장사”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로 서서히 물량이 늘어나 숨통이 트이는 듯했는데 지금 또다시 물건이 끊기면서 요즘은 하루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나 말고 다른 수입 중고 의류 장사들도 지금 밑돈을 까먹는다며 아우성치고 있다”고 전했다.
밀수 차단은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에 특히 밀수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취급하는 상인들의 생계난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가뜩이나 장마당 벌이가 예전 같지 않아 식구들의 하루 식량값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며 “국경이 열렸다 닫혔다 할 때마다 공급이 출렁이니 특히나 수입 중고 의류 같은 장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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