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북한 학생들의 겨울 방학 풍경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현재 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의 일상은 가정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과외를 받느라 여념이 없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땔감 마련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들은 방학 기간에 영어·수학 등 과목별 과외는 물론 성악이나 악기까지 따로 배우고 있다. 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은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 또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매일 아침 산을 오르고 있다.
실례로 함흥시의 한 인민반에는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6명인데, 이 가운데 2명은 개인 교사에게 과외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그중 1명은 북한에서 부잣집 아이들만 배운다는 피아노까지 배우고 있다.
해당 인민반에 속한 또 다른 초급중학교 학생 1명은 과외를 받을 만큼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땔감을 마련하러 다닐 정도는 아니라 집에서 스스로 방학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3명의 학생은 극심한 생활난 속에 살아가는 가정의 자녀들로,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부모를 돕기 위해 나무를 하러 매일 아침 산으로 향하고 있다.
한 번은 이 학생들이 부모에게 산에 간다고 알리지 않고 나무를 하러 나섰다가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귀가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부모들은 밤새 마을을 헤매며 아이들을 찾아다녔는데, 아이들이 새벽에 땔감을 들고 무사히 집에 돌아오자 부모들은 미안한 마음에 꾸짖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초급중학교 다닐 나이면 부모 말도 잘 안 듣고 한창 놀고 싶어 하는 나이”라며 “그런 아이들이 부모를 돕겠다고 이 추운 날씨에 산에 나무하러 갔으니 부모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실제 부모들은 “능력이 없는 부모 때문에 자식이 일찍 철이 든 것 같아 가슴이 무너진다”며 눈물을 보였고, 이 사연을 접한 이웃 주민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사례는 일부 가정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같은 방학이지만 어떤 학생은 과외를 받으며 학업 능력 향상과 재능 계발에 몰두하고, 어떤 학생은 가정의 생계를 위해 노동에 나서는 극명한 일상 대비는 어느 지역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학교에서 ‘누구나 평등한 사회에서 산다’고 배우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있다”며 “국가의 선전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직접 경험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학생일수록 대학에 가거나 비교적 조건이 좋은 직업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런 구조가 점점 더 강하게 굳어지고 있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그는 “국가에서 사회주의의 평등함을 반복적으로 선전할수록 반감이 커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