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당 창건 80주년을 맞으며 명절공급 사업에 힘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로 중화학 공장이나 탄광 등 생산단위에 명절공급이 집중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차별 공급’에 대한 불만과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3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공장·기업소와 탄광 등 주요 생산단위가 밀집한 평안남도는 당 창건일 계기 명절공급의 수혜지 중 하나로 꼽힌다.
소식통은 “순천시멘트공장과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개천·덕천·북창지구탄광연합기업소 등 굴지의 생산단위들이 당 창건 80돌을 맞아 성과 경쟁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국가로부터 오랜만에 풍성한 명절공급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개천시 봉천탄광의 경우 기름 1kg, 밀가루와 사탕가루(설탕) 각각 3kg, 돼지고기 2kg, 물고기 3마리, 병술 2병 등이 명절공급으로 내려졌으며, 탄광 노동자뿐 아니라 그 가족이나 간접공에게도 일정 부분 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흘간의 휴식까지 더해져 탄광 내에서는 “올해만 같으면 살 만하겠다”, “제대로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비생산단위에 속한 주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명절공급이라곤 보지도, 받지도 못하고 되레 간부들에게 인사 차림용으로 뇌물을 바친 비생산단위 주민들은 생산단위와의 격차를 다시금 실감하게 되면서 적잖은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공로자, 군수공장·탄광 등 생산단위 순으로 명절공급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며 “생산이 멈춘 비생산단위나 일반 주민들은 명절공급 체계 밖에 있는 경우가 많고 공급을 기대하기보다 오히려 뇌물을 준비해 간부들을 찾아가야 하는 실정으로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 차별에 따른 풍요와 결핍이 공존하는 게 지금 여기(북한) 현실”이라며 “올해 명절공급은 그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비생산단위의 주민들은 “이제라도 탄광으로 들어가야 하나”라면서 신세를 한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편에서는 “아무리 공급이 좋아도 탄광은 한 번 들어가면 대대손손 벗어날 수 없다. 차라리 조금 덜 먹고 말지 ‘사자밥’을 등에 지고 탄광에 들어가지는 않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
명절공급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는 북한 내에서 탄광 노동이 얼마나 기피되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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