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오후에 장마당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영상점을 살리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어차피 무더위에 종일 장사하기도 어렵다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3일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와 황해북도 사리원 등 북한 내 일부 지역 장마당은 현재도 오후 3~5시 이후에 문을 열고 있다. 오후 개장은 지난 5~6월 모내기 전투 기간 총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이뤄진 조치였는데 이후에도 별다른 지시가 없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전 주민 동원령이 내려지는 때나 정치적으로 큰 행사가 있는 때에 국가적인 조치로 장마당 개장 시간 조정이 이뤄지는데, 그런 특정 시기가 지나면 다시 개장 시간이 오전으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오후 개장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주민들은 “장마당을 묶어두고 (국영)상점을 살리려는 것 아니겠냐”는 의구심 섞인 비판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일부 주민들은 “요즘 같은 더위에 하루 종일 장마당에서 버티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체념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장마당 건물이 양철 지붕으로 덮여 있어 복사열로 데워지고 냉방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아 여름철에는 그야말로 찜통이라고 한다. 이에 주민들은 “장마당에 종일 있다가는 바로 질식해 버릴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더욱이 장사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몇몇 주민들은 장마당 개장 시간이 의미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 “장마당을 거치지 않고 집에 물건을 쌓아두고 파는 방식이 점점 굳어지는 분위기”라며 “이에 더해 가격과 물량에 따라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 주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황해북도 소식통도 “배달 판매가 새로운 장사 기법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장거리, 단거리를 가리지 않고 열차·벌이차·짐차·오토바이 등 수단도 다양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장사 형태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훨씬 신용성 있는 방식이 됐다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장마당에 대한 국가 통제도 여전히 심하다는 전언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현재 장마당에서 개인이 생산·유통하던 건식 식품은 철저한 단속 대상이 되면서 거의 사라진 상태고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진음식’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등 장마당 장사가 더욱 위축되는 추세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장마당이 위축되면서 개인 집이나 배달 장사가 더 활기를 띠고 있다”며 “장사 환경이 바뀌고 있는 것에 빨리 적응해야만 하는 실정이라 장마당 개장 시간을 두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먹고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