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김주애 옷차림에 北 도시·농촌 주민들 엇갈린 반응

농촌 주민들 "보기만 해도 흐뭇", 도시 청년은 "저런 옷 입고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 불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월 24일 열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 소식을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와 함께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달 24일 열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도 참석한 가운데, 이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이후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옷차림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최고 권력층인 리설주와 김주애의 옷차림은 일반 주민들의 일상과 대비되며 다양한 평가를 낳았는데, 특히 도시와 농촌 주민들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끈다.

9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해주시를 비롯해 황해남도의 여러 군(郡) 농촌 지역 주민들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관련 보도에 등장한 리설주, 김주애를 보고 “리설주 동지는 물론 자제분(김주애)도 외모가 곱고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린다”라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농촌의 주민들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가족이니 당연히 최고로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 “옷도 머리도 다 정말로 멋있으시다”고 겉모습을 긍정 평가했고, 특히 리설주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의 부인과 비교해도 짝지지(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반면, 함경북도 청진시 도시 지역 주민들 속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무엇보다 청년들은 검정색의 하이웨이스트 통바지를 입은 리설주의 패션을 보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리설주 동지가 일자바지(통바지)를 입고 나온 것을 보고 이마를 찌푸린 이들이 많았다”면서 “여기서(북한) 일자바지나 나팔바지는 철저히 단속하는 형태의 옷차림이라 입지 못하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에도 길가에 규찰대들이 늘어서서 옷차림 단속을 하고 있는데, 아마 주민들이 그런 형태의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는 바로 일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북한에서 통바지는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다며 단속되는데, 리설주가 버젓이 통바지를 입고 TV에 등장했으니 주민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청진시의 한 30대 청년은 “우리를 입지 못하게 단속하겠으면 그런 옷을 입고 나오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난달 초에 무주름 바지를 입었다가 단속에 걸려 청년동맹에 끌려가고 다시는 입지 않겠다는 비판서까지 썼는데 누구는 아무렇지 않게 입고 싶은 것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허무하기에 그지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청년은 또 “나처럼 단속에 걸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특히 젊은이들은 누구나 꾸미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상심이 큰데 TV에서 저런 옷차림을 보면 저절로 팔자타령, 신세타령까지 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도시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외부 문화에 더 익숙하고 유행에 민감하다 보니 농촌과 극명하게 다른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청년교양보장법’ 등 주민 통제 목적의 법률을 제정해 주민들의 사고방식과 언행,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리설주의 복장은 주민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을 자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아마 머지않아 일자바지나 나팔바지가 여기서 또 새로운 추세가 될 것”이라며 “그때 또다시 단속이 강화될 게 분명한데, 이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또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