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시험 성적 저조하다고 비판 받은 교사…선배들의 조언은?

“욕 안 먹는 게 상책이니 그냥 쉽게 문제를 내라”…의도적으로 난도 낮춰 출제하는 北 교사들

북한 자강도 희천시 역평고급중학교.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한 수학 교사가 학교장으로부터 비판받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달 26일 전체 학년 대상 수학 학과 경연(비정기 시험)이 진행됐고, 그 결과 1학년 학생들의 평균 시험 성적이 다른 학년에 비해 유독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후 열린 교원회의에서 1학년 담당 수학 교사는 학교장으로부터 자질 및 역량 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교사는 “한 학기 동안 열심히 배워줬는데(가르쳤는데) 문제 난도가 높아 학생들이 10점(만점)을 맞기는 어렵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학과 경연 문제는 복습문제 20%, 연습문제 40%, 종합문제 40%의 비율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중 종합문제는 응용력이 뛰어난 일부 학생들이나 풀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교사가 대다수 학생의 수준에 맞춰 문제 난도를 낮게 조정해 출제한다고 한다.

학교장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수학 교사는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신입 교사로,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눈치껏 문제 난도를 하향 조정한 다른 경력 있는 교사들과 달리 난이도 조절 고민 없이 그저 원칙에 따라 비율에 맞게 문제를 냈다가 결국 화를 입은 것이다.

이에 교원회의가 끝난 뒤 이 수학 교사를 향한 선배 교사들의 ‘현실적 조언’이 이어졌다.

실제 선배 교사들은 “욕 안 먹는 게 상책이니 그냥 쉽게 문제를 내라”, “시험 점수만 높게 나오면 되니 괜히 교장과 부딪치지 말라”, “공부 잘하는 애들은 다 1중학교로 갔고 여기는 10점 못 맞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니 난도 낮은 문제를 내면 평점은 자연히 오른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교원들은 학생 성적이 결국 자신들의 손끝에 달렸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학과 경연이 있을 때마다 교원들은 ‘문제를 어떻게 내야 욕을 안 먹을 수 있을까’를 놓고 머리를 싸맨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낮으면 학교장이 곧바로 교사의 자질 문제로 연결 지어 비판하는 구조가 학교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으니, 누가 욕을 먹어가면서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염려하겠는가 하는 것이 일반적인 교원들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교사의 자질과 역량으로 평가되다 보니 교사들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고민하기보다는 그저 성적이 잘 나오게 해서 좋은 평가를 받거나 비판을 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저조한 성적이 그대로 해당 과목 교사 책임으로 전가되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는 시험문제 출제를 둘러싼 교사들의 ‘꼼수’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