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반석혁명학원서 중대 사건이…총정치국 특별 검열조 파견

정치지도원으로부터 비인격적 대우 받은 원아 자해 시도…혁명학원 지도 체계 전면 재정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조선소년단 창립 79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연합단체대회와 소년단총회, 소년미풍열성자회의, 소년단원들의 자랑이야기모임 등이 전날(6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6일 조선소년단 창립 79주년을 기념해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가 평양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강반석혁명학원의 한 여학생이 자해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해 인민군 총정치국이 특별 검열조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6일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에 참가했던 강반석혁명학원의 한 원아가 당일 저녁 점검 후 위생실에서 자해를 시도해 군의소로 긴급 후송됐다”며 “앞서 정치지도원의 비인간적인 대우가 있었던 정황이 포착되면서 인민군 총정치국 차원의 엄중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년단 행사에 참가한 강반석혁명학원의 원아 김모 양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아픔을 꾸역꾸역 참고 견디던 중 자세가 흐트러져 정치지도원의 눈에 났다.

그는 복통이 있고 현기증이 난다고 호소했으나 정치지도원으로부터 묵살당했고, 행사 후 복귀해 식사하는 중에도 저녁 점검이 이뤄질 때도 시종 어두운 얼굴로 있다가 저녁 점검이 끝난 뒤 위생실을 간다며 생활실을 이탈했다.

하지만 20분이 넘도록 복귀하지 않자 이상함을 느낀 직일관 원아가 김 양을 찾아 나섰다가 위생실에서 자해를 시도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했다.

김 양은 즉시 학원 군의소로 긴급 후송됐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후 사건은 군 총정치국에 보고되면서 학원에 특별 검열조가 파견됐다고 한다. 검열조는 우선 사건 발생 원인 파악에 나섰는데, 김 양이 정치지도원으로부터 반복적으로 질책을 받아오고 다른 원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등 수치심을 느낄만한 일들을 겪어온 것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해당 정치지도원은 강반석혁명학원 출신의 인민군 중위로, 주요 군단 정치위원의 외동딸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에도 간부 자녀라는 특권의식을 가지고 원아들을 대해 이미 내적으로 원아들에게 많은 불만을 사고 있었다.

실제로 이 정치지도원이 원아들에게 발 마사지를 해달라거나 귀를 후벼달라거나 개인 옷 빨래를 맡기는 등 이런저런 잡심부름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김 양에게는 거친 언동까지 일삼았다는 증언이 확보됐다.

검열조는 정치지도원의 이런 행동으로 원아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파악한 즉시 이번 사건을 일으킨 해당 정치지도원을 별도 구금 조치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검열조는 김 양 외 다른 원아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개별 면담에도 들어갔다.

그런가 하면 혁명학원 내 지도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은 간부 자녀의 특권적 행태에 대한 학원 원아들의 누적된 반감과 정신적 압박에 따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간부 자녀들의 특권의식 근절과 원아 지도 방식의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군 총정치국은 향후 유사 사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혁명학원 정치지도원들에 대한 검열을 진행하고, 원아들을 공정하게 지도하고 인격적으로 잘 대해줄 것을 지시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은 강반석혁명학원 설립 이래 발생한 최초의 자해 시도 사건”이라며 “그만큼 사안이 심각해 문제를 일으킨 정치지도원에 대한 최종처분 결과는 중앙당 조직지도부에도 통보될 예정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