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여름 홍수로 수해를 입었던 평안북도 일대에서 현재 제방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제방을 튼튼히 쌓는다는 목표로 수천 명의 인력이 동원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에서 진행되는 제방 공사에는 전례 없이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고 있다.
소식통은 “신의주시 상단리와 하단리, 의주군 서호리, 위화도 등 압록강과 접해있는 모든 지역에서 제방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온실 농장 건설보다 제방 쌓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살림집이나 온실 농장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장마철을 무사히 넘기기 위한 건설이 더욱 절박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대내외 매체를 통해 수해 피해지역에 대규모 온실농장과 남새(채소)연구기지를 건설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신의주시를 선진적인 도시로 개변시키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올해 여름 장마에 대비해 편의·봉사 시설 건설보다는 제방 쌓기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평안북도 내에서는 이번 장마에 또다시 제방이 무너지고 압록강이 범람하는 사고가 나면 책임 간부들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긴장감까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서는 ‘백년도 끄떡없는’ 제방을 건설하라는 주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 간부들도 제방 공사 현장에서 직접 작업 상황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신의주 일대 압록강 연선 지역에서는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원 수천여 명이 비가 오는 날에도 멈추지 않고 제방을 쌓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해 피해가 심했던 의주군 어적리 일대에는 오는 7월 초 장마철 전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로 1000명이 넘는 군인과 돌격대가 파견돼 3m 높이의 제방을 쌓고 있다.
이달 초 본보가 입수한 사진에는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원이 줄지어 제방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자갈이나 모르타르 등의 자재를 조달해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제방을 쌓기 위한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제방 보수 작업 같은 것은 매년 진행돼 왔지만 올해처럼 많은 노력(인력)과 장비가 제방 쌓기에 집중 투입된 적은 없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수해가 또다시 발생할까 봐 제방 공사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올해 또다시 지난해처럼 수해가 발생하면 목 날아갈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겉보기식 날림 공사가 아니라 최대한 질을 보장하기 위해 제방 기초공사를 처음부터 제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제방 쌓기 공사는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압록강과 인접해 있는 전 국경 구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