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시가 북한에서 국가적 명절로 여겨지는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앞두고 세대별 수산물 공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인민위원회는 지난 7일 김정일 생일 기념일을 맞으며 시내 주민들을 위한 명절 공급의 첫 순서로 10일부터 14일까지 매 세대들에 대한 수산물 공급을 실시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수산물 공급 지시는 곧바로 평양 시내 각 구역 인민위원회에 하달됐으며, 이에 따라 10일부터 각 세대에 3kg씩의 수산물 공급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시 중심구역들부터 먼저 배정표가 나갔으며 이후에 나머지 구역들에도 배정표가 나간 상태”라고 말했다.
시 인민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대량의 수산물을 확보해 시내의 냉동 창고들에 미리 보관해 둔 상태여서 수산물 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앞서 시 인민위원회는 시내의 수산물 상점들이 이번 공급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유통 및 보관 체계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냉동 창고의 수용량과 저장 상태를 철저히 파악해 공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라고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해진 수량이 정확히 주민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각 구역 인민위원회 일꾼들이 수산물 상점들에 나가서 저울 눈금들을 미리 확인하도록 했으며, 상점 책임자들에게도 뒷장난질하지 말고 제대로 공급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평양시는 이번 수산물 공급을 김정일의 위대성과 결부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 인민위원회는 장군님(김정일)께서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평양 시민들에 대한 수산물 공급을 떨구지(빠뜨리지) 말 것을 유훈으로 남기셨다는 것을 깊이 인식시켜 장군님의 위업을 더욱 빛내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을 이번 공급과 병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평양 시민들을 생각했다는 감동적인 교양을 통해 당과 수령의 은덕 속에 사는 행복과 기쁨을 폐부로 느끼게 해야 한다고 단단히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평양시에서는 이번 수산물 공급이 단순한 명절 선물이 아니라 김정일의 따뜻한 배려와 은혜 덕분이라는 대(對)주민 사상교양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평양 시민들은 냉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상해서 썩은 내가 풀풀 나는 수산물이 공급됐던 전례를 언급하면서 이 같은 사상교양에 뒤돌아 실소를 터뜨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