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탄광 붕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굴량이 늘어난 데다 목재 부족으로 갱목을 충분히 세우지 못하는 것이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6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진천군에 위치한 한 탄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갱도 안에서 작업하던 탄부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이 6명은 겨우 목숨은 건졌으나 두 달가량 병원 생활을 해야 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다는 전언이다.
이 탄광에서는 지난 5월에도 갱도 붕괴로 여러 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사고 때는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진천군 이외에도 곳곳의 탄광에서 올해 들어 갱도 붕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탄광 붕괴 사고가 1년에 한두 번 일어났다면 올해는 두 달에 한 번꼴로 붕괴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탄광 붕괴 사고가 3배 가까이 급증한 데는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받치는 기둥인 ‘동발목’(갱목의 북한말)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북한 탄광에서는 여전히 목재로 갱목을 세우는데 갱목으로 쓸만한 목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탄광이 근처 산에 있는 나무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었으나 지금은 군(軍)이나 군수공장에서 필요한 나무를 베어 가 탄광 주변 산들에 갱목으로 쓸만한 나무가 없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요새 탄광들에서는 20~30cm 간격으로 세워야 하는 갱목을 40cm 간격으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갱도를 지탱하는 기둥을 촘촘하게 세우지 않으면서 갱도 붕괴 사고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각 지역 탄광지구에 석탄이나 철광석 증산을 촉구하면서 탄광의 작업 속도가 높아지고 채굴량이 많아진 것도 잦은 갱도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북한 당국은 석탄이나 철광석 수출로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광물 자원 증산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지난달 중순 대형 무역회사들에 주요 광물 자원 수출 확대에 대한 내각의 지시문이 내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北, 대북제재에도 아랑곳 않고 “광물 수출 확대하라” 지시)
한편, 근래에는 탄광 노동자들에 대한 배급이 두세 달씩 밀리는 등 배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적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탄광지구의 경우 지난 4~6월까지 3개월 동안 배급이 없다가 지난달 초순에야 배급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배급이 밀리면 밀릴수록 본래 받아야 하는 정량보다 적은 양을 받게 되기 때문에 탄광 노동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지난달 초에 밀려 있던 3개월치 배급이 한꺼번에 나왔지만, 원래 받아야 하는 양의 70%만 배급됐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하지만 탄광 노동자들은 작업이 위험하다거나 배급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3일 이상 무단결근을 하면 문제시돼 교화소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어 환경과 처우에 불만이 있어도 계속 출근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같이 일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사고사를 당하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작업량은 많은데 배급도 수시로 밀리니 불만이 치솟고 있다”며 “한번 굴진공이 되면 최소 10년은 일해야 하는데 10년 동안 사고를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