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원들 술책에 걸려들어 체포…회령에서 무슨 일이?

정보원들 내세워 중국 휴대전화 거래하게끔 유도하고 현장 덮쳐…"술책 갈수록 간교해져"

/그래픽=데일리NK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보위원들이 정보원을 내세워 중국 휴대전화 거래를 유도하고 현장에서 구매자를 체포하는 술책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일부 보위원들은 정보원들을 동원해 중국 손전화기(휴대전화)를 사려는 사람을 수소문하고 실제 판매자인 것처럼 위장시켜 거래하게끔 유도한 뒤 현장을 덮치고 있다”며 “이 같은 보위부의 술책에 꼼짝없이 걸려들어 붙잡히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회령시의 한 송금 브로커는 자신이 사용하던 중국 휴대전화가 고장이 나면서 새로운 휴대전화를 구매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삼자를 통해 한 판매자를 소개받았다.

송금 브로커는 만일을 대비해 집이 아닌 특정 장소와 때를 정해두고 판매자와 거래하기로 약속했다. 또 만나기 전 삼자를 통해 휴대전화 가격을 미리 합의하고, 장소에서는 돈과 물건만 빠르게 교환하기로 했다.

판매자는 중국 유심이 들어 있고, 위챗 앱도 깔려 있는 휴대전화 가격을 3만 위안(한화 약 570만원)에 불렀으나 송금 브로커는 여기서 2000위안을 깎아 2만 8000위안(약 532만원)에 거래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렇게 송금 브로커는 돈을 가지고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나갔고, 그곳에는 이미 판매자도 도착해 있었다.

송금 브로커는 사려는 휴대전화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위챗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지 재빠르게 확인한 뒤 돈을 건네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보위원 2명이 나타나 현장에서 그를 불법 휴대전화 매매 혐의로 체포했다.

소식통은 “물건을 팔려 나온 사람은 보위부 정보원으로, 보위원들은 정보원을 통해 거래하기로 약속한 장소 등 정보를 듣고 잠복해 있다가 현장을 덮쳐 송금 브로커를 체포한 것이었다”며 “결국 송금 브로커는 돈만 잃고 구류장 신세를 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령시의 송금 브로커도 지난달 25일 보위원들이 꾸민 술책에 말려들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용하던 중국 휴대전화가 전원이 켜지지 않아 여기저기 수리하러 다녔으나 고치지 못해 새 휴대전화를 사려고 수소문하던 중 흥정 없이 2만 5000위안(약 475만 원)에 팔겠다는 이를 삼자로부터 소개받고 실제 거래에 나섰다가 현장에서 보위원들에게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가 이전에는 중국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단속해 체포됐다면 이제는 중국 손전화기를 사려는 사람들을 낚아 돈은 돈대로 회수하고 법적으로 처벌까지 하는 실정”이라면서 “보위원들의 술책이 갈수록 간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