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구 불량 신소 빗발치자 묘향산의료기구공장 검열

상반기 계획 넘쳐 수행하자며 마구 생산해 질적 문제 발생…공장 분위기 가라앉아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화면캡처

묘향산의료기구공장에서 생산돼 각지 보건의료기관에 공급된 의료기구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묘향산의료기구공장에 대한 내부 검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묘향산의료기구공장에서 올해 상반년 계획을 넘쳐 수행했다고 보고했는데 각지 병원들에 보내진 의료기구들이 작동이 잘되지 않고 불량이라는 신소가 빗발치면서 중앙에서 지난달 내부 검열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은 이비인후과, 안과, 치과 등 다양한 과목의 치료기뿐만 아니라 소소한 의료기구들도 생산하고 있는데, 치료 중에 기기가 멈추거나 오작동하는 경우가 잦아 병원들에서 불편을 호소하며 문제를 제기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이 사안은 이후 중앙에까지 보고되면서 북한은 중앙검찰소와 내각 보건성 실무조를 중심으로 묘향산의료기구공장에 대한 내부 검열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실제 지난달 8일부터 23일까지 보름간 검열이 진행됐다고 한다.

그 결과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이 1/4분기에 생산한 의료기구들은 문제없이 잘 작동하고 있으나 그 이후에 공장이 내부적으로 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하자는 안을 내놓고 의료기구들을 마구 생산하면서 질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하반기 계획 수행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불량 의료기구를 생산하는 경우 그 책임을 법적으로 따져 묻겠다고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검열 성원들은 생산에 욕심을 내는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나 이에 따라 기술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을 빨리 포착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공장 기술과의 문제가 크다면서 기술자들과 기술생산지표 관리일꾼들을 한 사람 한 사람씩 검토했다”고 말했다.

고생해가며 열심히 일해 상반기 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중앙의 검열을 받게 되자 묘향산의료기구공장 일꾼들 전체가 풀이 죽어 공장 내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 공장 당위원회는 ‘검열과 상관없이 생산적 앙양을 일으키자’며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이번 사안을 사상적인 문제로 끌고 가고 있어 여전히 공장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누구든 한 사람에게 법적책임을 지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일꾼들이 서로서로 눈치를 보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