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도시민들 강냉이 심기 내몰려… “공짜 노력이라고…”

동원에 장마당 벌이 못하는 여성들 부담 가중…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삶 비관하기도

북한 양강도의 국경 마을의 옥수수밭과 주민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남도에서 도시의 주민들이 봄철 강냉이(옥수수) 심기에 총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남도에는 지난달 중순 ‘올해 식량 증산을 위해 도시의 주민들이 곡물 심기부터 가을걷이에 이르기까지 농장들에 대한 노력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떨쳐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중앙의 지시가 하달됐다.

이에 따라 함경남도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를 농촌 동원 기간으로 정하고 도시 주민들을 강냉이 심기에 총동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함흥시에서는 인민반별로 회의를 열어 중앙의 지시를 전달했고, 지난달 20일부터 주변 농장에 나가 강냉이 심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매일 아침 8시까지 농장에 도착해 오후 2시까지 일하고 그날 동원에 참여한 농장에서 확인서를 받아 돌아오는데, 이는 확인서가 없으면 장마당에 들어가 돈벌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확인서가 있어야만 장마당에 들어갈 수 있고 심지어 거리를 다닐 때도 확인서가 없으면 노동단련대나 농장에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며 “이런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하루 벌지 못하면 온 식구가 2~3일을 굶어야 하니 동원으로 인해 벌이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다른 때보다 주민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에 특히 장사 활동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여성들은 강냉이 심기 일을 마친 후 돌아와서는 바로 장마당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으로 가뜩이나 가정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여성들의 고통이 배로 증가해 신세를 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몇몇 여성들은 “우리가 무슨 죄를 짓고 태어났길래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지 동원에도 참가 해야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나 하루도 편한 날이 없느냐”, “이렇게 낙 없이 살 바에는 아무 꼴도 안 보고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며 삶을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총동원돼 식량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동원을 마다할 주민들이 없을 텐데 3대에 걸쳐 주민들을 곡물 심기에 총동원했음에도 배불리 먹기는커녕 절량세대만 늘어나고 있다”면서 “죽지 못해 겨우 살아가는 주민들을 국가는 공짜 노력이라고 막 강제로 동원에 내모니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