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작물 파종 지시에 불 떨어진 농장들… “마구잡이식” 불만도

강원도 "밤 12시까지 파종 끝냈다 보고 중앙에 올려야" 닦달…종잣값 폭등해 농장들 난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지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면서 태산군 과산농장을 소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올작물을 많이 심으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에 농장들이 올작물 파종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전국에 이달 초순까지 올작물 파종을 끝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는데 일부 뒤떨어진 단위들에는 중순까지로 기일이 미뤄졌다”며 “강원도도 오늘까지 올작물 파종을 최종적으로 끝내기 위해 총동원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강원도는 감자, 콩 등 올작물 파종을 15일까지 무조건 끝내라는 지시를 내리고 시·군당위원회들과 시·군 경영위원회들을 통해 농장들을 닦달하고 있다.

실제 강원도는 ‘15일 밤 12시까지 올작물 파종을 끝냈다는 보고를 중앙에 올려야 한다’면서 보채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올해 빠르게 수확할 농작물을 심으라는 지시를 하루라도 늦으면 전원회의 사상을 관철하지 못한 것으로 문제시되기 때문에 도는 바빠맞아 난리가 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농장들에서는 작년에 구매해둔 종자도 부족한 데다 현재는 종잣값이 2배로 올라 사들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다.

이에 강원도는 시·군 안전부들을 동원해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종자들을 무자비하게 거둬들일 데 대한 지시를 내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을 파악한 종자 장사꾼들은 시장에 나오지 않고 몰래 종자를 팔아 종잣값이 더 뛰어올랐고, 농장들은 더 비싼 값에 종자를 사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래서 돈이 없는 농장들에서는 장사꾼들에게 후에 수확물로 갚기로 하고 일단 종자를 꿔서 심는 등 어렵게 올작물 파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올작물 종잣값은 보통 가을에 농사지을 때보다 3배 정도 비싼데 올해 국가가 올작물 파종을 고집하면서 아무 땅에나 무조건 심을 데 대해 강조하니 6배로 계산이 되고 나중에 갚기로 하고 꾼 종자는 그보다 더 비싸 농장원들은 ‘이것이 과연 실리에 맞는 일이냐’며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장원들은 지력이 한심한 곳에도 올작물 종자를 심기 때문에 수확이 시원찮을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데, 국가에서는 질보다는 양적인 결과만 가지고 따지고 들 것이 분명하다면서 마구잡이식 지시를 내리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런데도 강원도는 당 전원회의 방침이라면서 올작물 총파종 보고를 15일까지 무조건 올려야 한다며 압박하고 나서 농장들이 꾸역꾸역 파종을 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