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첫 전투인 퇴비 생산에 주민들을 내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회령시에서는 시안의 공장 기업소들과 인민반들에 올해 첫 전투로 1인당 퇴비 300kg씩 바칠 것을 지시했다”면서 “이에 따라 시안의 노동자들과 주민들은 새해 첫날부터 퇴비 생산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각 지방에 새해 첫 전투 기간을 정하고 퇴비 생산 총동원령을 내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퇴비 전투가 4일부터 시작됐는데 올해는 그보다 이틀 앞당겨진 2일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이에 주민들은 “새해 첫날부터 재수 없게 거름 냄새를 맡으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농사를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고 선전하면서 새해 첫 전투로 전국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 학교들에 퇴비 생산 과제를 제시하고 주민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북한 내 비료공장에서 생산하는 비료는 양이나 질적으로 충분치 않아 중국에서 비료를 수입해 보충해왔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국경을 봉쇄하면서 비료 수입에도 문제가 생겼다. 이에 코로나 사태 이후 주민들에게 할당되는 퇴비 생산 과제가 매년 늘어난 실정이라고 한다.
실제 회령시에서는 지난 2021년 세대당 150kg이었던 과제량이 2022년에는 200kg로, 올해에는 300kg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에게는 1인당 200kg의 과제가 떨어졌는데, 이 역시 지난해에 비해 50kg 늘어난 양이다.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지난해와 똑같이 올해 1인당 500kg의 과제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는 코로나 사태 전보다 200kg 늘어난 양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퇴비 생산과 확보가 어려운 형편인데도 위에서는 해마다 과제를 늘리고 퇴비 생산을 재촉하고 있어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도·시·군 당 간부들이 현지에 나가 퇴비 생산량을 직접 확인하고 결과를 중앙에 보고해야 한다는 말도 나돌고 있어 주민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호소하면서 더욱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