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원의 황당한 갈취 수법?…“설 인사하게 3천위안만 달라”

연말 연시 맞아 송금 브로커에게 과도한 자금 요구...소식통 "물불 가리지 않는다"

함경북도 회령시 인계리 인근 초소. 초소 사이 북한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지역 보위원들이 연말연시를 앞두고 상납금 마련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보위원들의 과도한 자금 요구에 이른바 송금 브로커로 불리는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최근 회령시 보위부 보위원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송금 브로커들이나 가정형편이 좋은 세대들을 찾아다니며 숙제를 주고 있다”면서 “연말연시를 맞아 상납금 마련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는 설을 비롯한 민속 명절에 웃어른이나 기관장을 찾아 인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보위원들 속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를 맞아 승진(승급)이나 현직을 고수하기 위해 간소한 명절 선물을 준비하여 상급의 집을 찾거나 인사권을 가진 고위 간부의 집을 찾아 고가의 술과 담배, 현금을 가지고 찾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설 인사를 명분으로 한 뇌물의 일종인 셈이다.

특히 국경 지역을 담당한 보위원들 속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국경 지역에서 이른바 밀수 구역은 ‘먹을 알이 있는 자리’로, 이를 노리는 다른 보위원들이 많고 경쟁률이 치열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지난 3년간 북·중 국경지역에서 밀수를 커버해주고 매달 일정 수입을 취하던 보위원들이 국경봉쇄로 수입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향후 무역 재개를 시작으로 밀수를 진행하면 예전과 같이 고액의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만연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보위원들은 설날 상급의 집을 찾기 위해 상납금 마련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실제 회령시 노동자지구를 담당한 보위원은 최근 밀수꾼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설날에 인사하러 가야 하는데 돈이 없다. 무조건 30일까지 2000위안(元)을 꼭 맞춰달라”는 등 맡겨놓은 돈을 찾아가는 것처럼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또 다른 보위원은 남문동의 한 주민의 집을 찾아 “내년에 반탐과로 옮기려고 하는데 설날에 인사하러 가야 한다. 3000위안만 도와달라”며 애걸복걸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주민에게 같은 식의 도움을 요청하며 숙제를 내준 보위원들만 세 명이나 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 보위원들이 설날 상관에게 인사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송금 브로커들을 쫓아다니고 있다“면서 “당에 대한 충성심과 혁명성만을 외치던 보위원들이 자리 보전 등 저들의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 구걸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위원들은 담당지역의 부호 세대들이나 송금 브로커들의 뒤를 봐준다는 명분으로 평소에도 돈을 요구해왔는데, 요즘은 신년을 앞두고 돈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주민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