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 따기 동원된 주민 2명 10여일 째 행방 묘연…탈북 소문도

코로나에 삼지연시도 식량난 심각…생활 어려운 주민들이 기회 보고 탈북했을 가능성 제기돼

들쭉수확
양강도 백두산청년들쭉사업소의 일꾼들과 종업원들이 들쭉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캡처

북한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들쭉 따기에 동원됐던 주민 2명이 10여 일째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져 탈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7일 삼지연시 신무성동에서 들쭉 따기에 동원된 20대 여성 주민 2명이 행방불명됐다.

벌써 사라진 지 10여 일이 넘었지만, 현재까지 이들의 행방에 대한 작은 단서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어 시 보위부와 안전부가 가족들과 직장 동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심각한 식량난에 들쭉 따기 동원 기간을 이용해 탈북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코로나 사태 후 북한이 국경을 전면 봉쇄하고 지역 간 이동도 통제하면서 삼지연시 주민들의 생활이 형편없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특히 삼지연시 신무성동 주민 80%가 식량이 없어 가을에 감자를 물어주기로 하고 식량을 꿔 먹는데, 그마저도 집에 청년이 없으면 식량을 꾸기가 쉽지 않아 상당수의 주민이 곤혹한 생활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량난으로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삼지연시 주민들은 ‘기회만 되면 중국으로 넘어가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더욱이 지난 2019년 양강도 삼지연시에 들쭉음료공장이 세워지면서부터는 들쭉 철마다 주민들이 밤늦은 시간까지 들쭉 따기에 동원됐고, 올해도 어김없이 8~9월 들쭉 따기 총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주민들이 밤낮없이 작업에 내몰려 불만이 치솟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삼지연시 주민들은 이번 행방불명 사건을 두고 생계난 속 부당한 노동 강요에 앙심을 품고 있던 여성들이 들쭉 따기에 동원돼 일하던 중 국경을 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외부에서는 삼지연시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배급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내 주민들에게만 부분적으로 배급을 주고 외곽 주민들에게는 일절 배급이 없는 상황”이라며 “형편없이 어려운 생할난을 겪던 주민들이 들쭉 따기에 동원됐다가 기회를 보고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