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의심 환자들로 침상이 부족하다며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할 일반 환자를 돌려보낸 북한 함흥의학대학병원에서 사상투쟁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함흥의학대학병원에서 코로나로 입원환자가 많다면서 일반환자에게 침상을 제공하지 않고 돌려보낸 일이 문제가 돼 도 비상방역지휘부가 대(大)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상투쟁회의에서는 함흥의학대학병원 기술부원장이 연단에 세워져 공개 비판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이 기술부원장은 코로나19 의심 환자들로 침상이 부족해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다 받을 수 없다면서 일단 발열 환자들에게만 침상을 내주고 일반 환자들에게는 당분간 병원에 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응급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까지 돌려보내 문제가 생겼는데, 실제로 맹장염에 걸린 한 환자가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병원 문전에서 박대당해 이 환자의 가족들이 도당위원회에 신고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병원에는 침상이 여러 개 더 남아있었는데 이는 도당 간부들과 그 가족들이 갑자기 입원하게 될 경우를 위해 남겨둔 예비침상이었고, 이를 구급 환자에게 배려할 수도 있었으나 병원에서는 그냥 돌려보냈다”며 “이 일이 도당에 알려지면서 병원이 환자들에 대해 신중치 못했다는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결국 사건화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상투쟁회의에서 기술부원장은 당의 의학 방침을 잘못 이해하고 현장에서 제멋대로 의료행정지시를 내린 것이 얼마나 큰 후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자체 비판했고,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최근 환자가 늘어나고 병원 문턱이 높아지면서 사회주의 의료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한다.
특히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병원의 숱한 의사들이 정상 출퇴근하며 편하게 일하고 있는데 일반병 환자들도 구급으로 치료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꼬집으면서 병원 기술행정부서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술부원장의 직위박탈 문제도 제기됐으나, 도당은 그간의 그의 공적을 인정해 한 번은 용서해준다는 경고로 사상투쟁회의를 마무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밖에 소식통은 “도 비상방역지휘부는 도안의 다른 병원들에서도 이 같은 자의적 판단으로 병원을 운영하는지 확인하도록 하고 24시간 의료체계 가동을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