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역 봉쇄에 농촌 총동원도 차질… “일할 사람이 없다”

인력 부족에 자연재해, 물자 부족까지겹쳐…올해 계획한 농업생산 목표 달성 요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최대 비상방역체계의 요구에 맞게 더욱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모내기를 제철에 와닥닥 끝내자’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사진은 황해남도 강령군 삼봉협동농장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으로 북한의 모내기 주민 총동원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지역 봉쇄 조치에 제한적인 농촌지원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학생, 군인,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이 집체적으로 농촌 현지에 나가 작업을 하고 있지만, 필요한 인원 보장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매년 5월 모내기철이 되면 거의 모든 주민이 본업을 중단하고 농촌에 나가 농사일을 돕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지역별 봉쇄로 이전처럼 농촌에 인력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소식통은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이전에는 계획됐던 인원을 전부 동원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 (농촌에) 필요한 인원수를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간 이동이 철저히 차단되고 통제와 감시도 강화돼 도·시·군 경계 밖으로 나가는 동원이 중단되면서 자기 지역의 노력(인력)만으로 농사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의 코로나 감염자 발생에 따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선포되고 봉쇄령이 내려져 지역 간 경계를 넘는 인력 동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농촌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 농촌들은 지난 3월부터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 영농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농사 준비에 들어가야 했지만, 주민들이 생계 문제로 농사일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농번기 인력 동원 비상… “지원 있지만 필요 인력의 10%도 안 돼”)

이런 상황에 내부의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영향으로 지역 간 이동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농촌의 노동력 부족 사태는 더욱 악화했다.

소식통은 “요즘은 (농촌 동원) 인원수를 채우지 못한다”며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할 수 없는 형편이니 필요한 노력을 전부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동원을 피하는 사람도 많다”며 “너도나도 코로나를 이유로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게 농촌에 필요 인력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서 모내기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모내는 작업 대부분을 사람이 하는 실정”이라며 “그런데 지금 일할 사람이 없어 제 기일에 모내기를 끝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모판 비닐 박막 부족으로 냉해도 심한 데다 여기에 가물(가뭄)이 겹쳐 모내기할 정도로 모가 자라지 않고 있다”며 “농사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데 당에서는 비료나 농약, 비닐 박막 부족을 자력갱생으로 해결하라 하고, 가물과 냉해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에 자연재해와 물자 부족까지 겹쳐 북한이 올해 계획한 농업생산량 달성은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은 농촌지원에 나선 주민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정부에서는 방역초소를 세우고 동원에 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열 체크를 하고 있고, 소금물 소독이나 마스크 착용을 지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