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결근자도 험지 보내려는 北… “사회생활 안하는 건 반역행위”

돈 내고 직장 출근 안하는 청년들 강제 진출 방침 세워져… "꼬투리 잡아 험지 보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황해북도의 180여 명의 청년들이 금속, 석탄공업을 비롯한 인민 경제 주요부문으로 탄원(자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이 청년 ‘무직자'(결근자)들을 험지로 보내라는 지시를 지방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등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생계난이 심화하면서 직장 생활을 거부하는 청년들이 늘어남에 따라 당국이 대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평성시에서 기관기업소 과장급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청년들이 직장에 적(籍)을 두고도 출근하지 않는 등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반역행위와 같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돈을 내고 5일 이상 직장에 출근하지 않거나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힘을 믿고 직장 생활을 회피하는 청년들을 모두 조사해 농촌 등 어렵고 힘든 곳에 보내라는 중앙의 지시가 전달됐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평성시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 노동부는 이달 중순까지 지역별, 직장별, 조직별로 청년 결근자들을 찾아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강제 진출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청년들이 탄광, 농촌 등지로 탄원해 나가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실제 신문은 4일 “황해북도의 180여명의 청년들이 금속, 석탄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주요부문으로 탄원했다”고 보도했고, 지난달 30일에도 “전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중요전구들에 계속 진출하는 속에 양강도의 수십명 청년들도 당이 바라는 새로운 혁명초소들에 삶의 뿌리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년들의 험지 진출은 사실상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 당국의 강요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청년 결근자들까지 강제 진출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험지 차출은 지역 당위원회와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의 주도하에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기관기업소의 노무 관련 행정부서인 노동과를 앞세워 청년들의 험지 진출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난 2년간 수많은 청년이 농촌과 탄광, 광산으로의 진출을 강요당했다”면서 “그런데도 험지에 인력이 부족하자 이제는 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꼬투리로 잡아 청년들을 험지로 보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번에도 힘없는 집 자녀들이 또 뽑힐 게 뻔하다”며 “5월 농번기를 맞아 청년들이 또다시 농촌으로 끌려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