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남도 함주군에 지어지는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 비용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돼 주민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함주군에 건설되는 연포온실농장은 함경북도 중평지구에 건설된 온실농장 규모보다 더 크다”며 “그런데 이 건설이 지역예산으로 진행되면서 주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주민들의 식생활 향상을 위해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 군사기지 부지에 현대적인 채소농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올해 주요 국가건설 정책 과업 가운데 최우선적인 과업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실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직접 연포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당중앙은 동부전선의 중요 군사기지를 현대적인 남새생산기지로 전변시키기로 결심했다”며 “새롭고 다양한 형식의 살림집 1000여 세대를 건설하고 학교와 문화회관, 종합봉사시설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들도 특색있게 일떠세워 하나의 농장지구를 새로 형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지어지는 연포온실농장은 2년 전 준공된 중평남새온실농장(함경북도 경성군)과 마찬가지로 과거 군 비행장으로 쓰이던 땅에 조성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310여 정보(약 300만㎡)에 달하는 연포온실농장 부지에 970여 세대의 주택과 130여 개의 공공 및 생산건물들도 짓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방대한 공사의 완공 시점을 7개월 뒤인 올해 10월 10일 당 창건일로 제시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착공식 연설 당시 ‘연포창조정신’ ‘연포불바람’을 언급해 기일 내 완공을 강조하는 한편, “연포온실농장건설에 함경남도에서도 적극 합세해야 한다”며 도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민군대가 온실농장건설을 도맡아 진행한다고 해도 앞으로 그 덕을 보게 될 주인은 어디까지나 함경남도인 것만큼 도가 건설에 힘껏 기여하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며 “함경남도에서는 골재도 충분히 보장해주고 해안가의 지대적 특성에 맞게 방풍림을 조성하는 것을 비롯해 온실농장건설이 힘있게 추진되도록 각방으로 원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함경남도는 도내 기관 기업소를 통해 건설 재원 마련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건설지휘부가 조직되자마자 건설 자재와 온실 설비 제작에 필요한 재원 할당이 도내 기관 기업소에 떨어졌는데, 그 (비용이)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부담되고 있다”며 “무조건 수행해야(마련해야) 하는 재원 할당량은 종업원 1인당 30딸라(달러) 정도”라고 전했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북한 시장환율과 물가에 따르면 30달러는 북한 돈 약 19만 원(이하 2월 20일 기준)으로 환산되고, 이는 시장에서 쌀 40kg 정도를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결코 작지 않은 액수인 셈이다.
소식통은 “종업원들이 이 할당량을 수행하려면 4인 가족이 2개월 정도 굶어야 한다”면서 “공사 현장에 동원돼야 하는 것은 물론 이런 과제까지 더해져 연포온실농장 건설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