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산림복구 전투 10년 중간평가… “갈길은 멀다”

훼손 일변도 북한 산림,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인민 희생은 컸다

2015년에 시작된 북한의 산림복구 10개년 전투가 목표연도인 2024년까지 절반을 넘기고 3년의 기간을 남겨놓고 있다. 지난해 1월 북한은 8차 당 대회에서 경제영역 산림 분야에서 100여만 정보 산림을 조성했다고 중간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최근 위성영상자료를 이용하여 지난 6년간의 북한 산림복구 사업 실태를 추적해보았다.

자료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운용하는 웹사이트(EarthExplorer)에서 내려받은 것으로 Land Cover 자료인 MCD12Q1의 IGBP Product(해상도 500m)를 활용하여 2001년~2020년까지 연도별로 산림변화 실태를 분석하였다. 통상 지난해 여름 웹사이트에 2020년 자료가 올라올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12월 말에야 자료가 올라온 관계로 북한 산림복구 중간 평가가 해를 넘기고 늦어졌다.

연도별 자료는 각기 타일 3장을 내려받아 모자이크 처리한 다음, 좌표변환, 분류항목 조정 및 북한지역 적출 등 과정을 거쳤고, 산림지역 변화분석(Post-classification Comparison)과 그래프 및 산술 비교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연례행사처럼 홍수와 산사태로 농경지와 주거지가 유실 또는 침수되는 등 북한은 거듭되는 재해를 줄이기 위하여 김정은 집권 이후 산림 보호 및 복구를 위해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이 2015년 신년사에서 “산림복구 전투를 힘있게 벌여 조국의 산들을 황금산・보물산으로 전변시켜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산림복구 10개년 전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북한 산림이 복구사업이 시작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연평균 0.5%씩 (25,080㏊/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이래 산림이 연간 –0.8%씩 지속 줄어들다가 2015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반등한 것인데 축구장(국제규격 0.825ha)을 비유로 들면, 연간 축구장 약 30,400개 크기의 산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1.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제공하는 MODIS 인공위성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북한의 20년간 연도별 산림면적의 변화를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북한이 산림복구 10개년 전투를 시작한 2015년부터 연평균 0.5%씩 (25,080ha/년) 산림이 점차 늘고 있다. /출처=MODIS 영상분석

그림 2는 산림복구 10개년 전투 시작 전년도인 2014년과 6년이 지난 2020년의 토지이용도를 비교한 것이다. 6년간 산림과 초지, 습지 등이 늘었는데 특히, 산림은 서울시 면적(60,525ha)의 1.7배인 101,289ha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관목림과 경작지 등은 감소하였다.

그림 2. 산림복구 전투 시작 전년도인 2014년과 6년이 지난 2020년 토지이용도를 비교하였다. 산림이 6년간 서울시 면적의 1.7배인 10만1천ha가 늘었다. /출처=MODIS 영상분석

지난해 5월 12일 자 칼럼(북한의 산림복구 10개년 전투, 일부 성과 나타나)에 의하면, 북한이 당 지도부 감시하에 땔감 채취 및 매매를 금지하면서 다락밭(계단밭)과 뙈기밭 등 비탈 산지 개간을 단속하고 있는데, 산 비탈면 경지가 줄고 조림 및 갱신을 통해 산림이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산림복원 운동이 추진되는 한편, 일부 시골 산간지역에서는 산림벌채 및 훼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은 산림 분야 성과로 100여만 정보를 조성했다고 발표하였다. 이 산림조성 실적에 대하여 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하고 대조해 보았다. 연구 과정에서 지난 6년간 산림(수목밀도 30% 이상, 높이는 5m 이상) 조성 면적(351,633ha)과 관목림/초지 증가면적(434,374ha×가중치0.5)를 합산하면 568,820ha의 면적이 산출된다. (참고; 관목림과 초지 증가면적에 가중치 0.5를 곱한 이유는 어린묘목과 치수림은 위성영상에서 산림이 아닌 것으로 분류되므로 반반의 확률로 0.5를 곱한 것임.) 이 56만9천여ha가 나무를 심은 실제 산림조성 면적으로 분석되었다. 북한이 발표한 100여만 정보(=99만2천여ha)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즉, 산림조성 실적이 발표와 달리 60%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한편, 지난 6년간 연평균 산림증가율은 0.5%(25,080㏊/년)로 파악되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산림복구 전투가 끝나는 2024년에는 북한 산림면적이 582만7천여㏊(2014년 산림면적 5,575,872ha +10년간 예상 증가 250,800ha = 5,826,672ha)로 늘어날 것으로 산술 추산된다.

또한, 북한 산림황폐지 현황에 대해서도 종합분석해 보았는데, 2020년에 경사 15도 이상 지역에서 152만7천여㏊로 파악되었고, 이는 전년도인 2019년보다 황폐지 면적이 4만8천여㏊가 줄어든 것(감소율 –3.0%)으로 나타났다. 무립목지, 개간산지 및 암반/나지 등 황폐지 면적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강력 단속에 의한 산림복구 노력으로 북한 산림환경이 일부 개선되는 징후가 이번 연구에서 정량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북녘 산하가 대한민국처럼 푸르러지려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본 연구에서 순수 산림 증가면적(신규 조림에서 벌채/훼손을 뺀 것)은 연평균 2만5천여ha에 불과하다. 북녘 어린나무의 평균 살음율(30%)을 감안할 경우, 목표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50% 미만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주민들의 힘겨운 노력과 희생에 비하면 산림조성 실적은 실제적으로 반타작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는 학술 차원에서 살펴본 것으로, 계산 착오나 분석 오류도 물론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조심스레 진단해본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앞에 서술한 분석과정이 혼란스럽거나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세한 기술적 내용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내달 2월 10일 있을 ‘2022 산림과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구두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산림 전문연구진들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 볼 생각이고, 나아가 차후 국제학술대회에서 온라인으로 구두 발표할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덧붙여서, 산림복구 10개년 전투에 따라 변화되는 북한 산하의 모습을 고해상 구글어스 영상에서 몇 군데 찾아보았다. 민낯의 벌거숭이 민둥산과 비탈진 황폐지에 나무를 심어서 푸르러지는 보기 좋은 결실의 모습을 모았다.

그림 3. 나무가 무참히 넓게 잘려나간 평양 순창리 비탈사면에 조림을 하였고, 녹색 산림이 짙푸르게 자라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4. 개성 공업단지 뒷산 암반/나지로 보이는 춘재리 황폐 사면에 횡으로 가지런히 줄을 맞춰서 나무를 심었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그림 5. 평양 샛마을에서 황토흙이 드러나고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벌거숭이 민둥산 황폐지에 나무를 심어서 대규모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보기 좋게 자라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영상

이렇게 북한이 산림복원을 위해 발버둥 치는 노력이 결실을 보려면, 당 지도부 주도 강압 정책에서 벗어나 마을 경쟁과 인센티브로 주민 참여를 유도한 새마을운동과 같이 대한민국의 성공사례에서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남녘에서 오래전부터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기다려 왔다. 남녘의 손을 잡고 답을 찾기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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