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피해복구 현장서 선동하던 여맹원 쓰러져…비난 가중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선동을 한 번 해도 격동적으로 해야 한다”며 선전선동 사업의 중요성을 재차 부각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북한 함경북도에서 최근 피해복구 건설장에 동원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원이 현장에서 선동을 벌이다 지쳐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도당위원회는 14일 피해 지역의 여맹 조직들에서 복구 현장에 나가 선동을 할 데 대한 긴급 지시를 내렸는데 최근 현장에서 선동을 하던 한 여맹원이 쓰러지는 일이 일어나 도당의 처사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의 여맹원들은 도당의 지시에 따라 앞서 5일부터 노동자들의 출퇴근 시간을 전후해 매일 아침저녁 2시간씩 도로에 나와 꽃다발을 흔드는 경제선동을 벌여왔다.

그러다 도당은 폭우 피해가 발생하자 출퇴근길에서 경제선동을 벌이던 여맹원들에게 피해복구 건설장으로 자리를 옮겨 복구작업에 동원된 건설자들과 주민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는 선동을 벌이도록 하면서 동시에 작업에도 동참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피해복구 건설장에 투입된 여맹원의 절반은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나머지 절반은 깃발을 흔들면서 노래와 구호를 외치는 선동을 했는데, 그러던 중 몇 시간째 서서 선동을 벌이던 청진시의 한 여맹원이 그 자리에서 졸도해 쓰러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행히 당시 현장에 있던 시(市) 인민위원장이 자신의 차를 이용해 즉각 해당 여맹원을 병원으로 옮겼고, 병원에서는 심한 영양실조와 무더위로 인한 일사병이 겹쳐 쓰러진 것이라고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실제 이 여맹원은 하루 한 끼를 죽으로 때우고 물로 배를 채우며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시 인민위원장은 전반적인 주민 생활이 어려운 형편에서 가정 살림을 책임져 고생하는 여성들까지 동원해야 하느냐면서 도당에 길거리나 건설현장 선동을 줄이자고 제안했으나 오히려 도당으로부터 책망을 들었다”고 전했다.

도당은 시 인민위원장의 제안을 뭉개면서 태도가 글러 먹었다고 비판하더니 “지금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다 힘든데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면 도안의 건설이나 행사는 누가 발 벗고 나서겠느냐”는 등의 말로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도당은 시 인민위원장에게 쓰러진 여맹원과 그가 속한 조직의 절량세대(돈과 식량이 떨어진 세대) 여맹원들의 생활상 애로를 적극적으로 풀어 선동에 동원하도록 하라는 당적 분공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비난을 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소식을 들은 시내 주민들은 인민위원장의 생각이 백 번 옳은데 당은 여성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살든 죽든 내밀기만 한다고 비난했다”며 “당이 행정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고 깔본다면서 있는 현상을 그대로 당에 보고해도 탈이 난다면서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선동을 벌이다 쓰러진 여맹원은 열이 너무 심해 사건 발생 이틀 뒤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