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군관들 사이에서 만연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풍조를 근절한다는 명목으로 관련자 사형과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4일 토요일부터 포착됐다. 각 부대 지휘부 군관들 대상으로 진행된 긴급 강연에서 관련 영상물 시청을 강요했다는 전언이다.
일단 총정치국 선전선동부 콤퓨터(컴퓨터)강연선전처에서 제작된 이번 영상은 ‘전군(全軍)을 주체사상, 사회주의 수호 정신으로 일색화하며 인민군대 안에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행위가 침투하지 못하도록 강한 사상투쟁을 벌려야 한다’는 해설자의 말로 시작된다.
이어 인민군 부대 지휘관과 가정에서 나오고 있는 각종 비법(불법)적 행위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면서 이를 엄히 처벌했다는 식으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이와 관련 영상은 “인민군 모 연합부대 정치부 책임지휘관이던 최 모 놈(선전물에서 놈 자를 붙임)은 당과 수령이 맡겨준 혁명군대 지휘관의 지위를 마치 타고난 벼슬자리처럼 여기면서 정주년 생일 놀이를 5년마다 쇠왔다”고 전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올해 5월 국가 최대 방역 기간임에도 부대 선전대까지 데려다 놓고 자본주의 사상에 물젖은 퇴폐적인 노래와 춤을 추면서 생일잔치를 했다” “선전대 여성 군인들을 그러안고는 사교춤이요, 탕고춤이요, 아이돌 춤이요 하면서 추잡하게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고 했다.
아울러 “부대 연혁사를 기록해야 할 역사기록 참모까지 불러다 이를 녹화하도록 하는 추태를 부리는 등 천추의 용납 못 할 반당, 반국가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즉 난잡한 행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당국에서 문제시 하고 있는 ‘개인우상화’를 꾀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30분짜리 영상 마감에서는 5명의 군 정치, 보위, 후방, 행정 지휘관에 관한 처벌 내용도 포함됐다. 모두 옷차림과 행동거지에서 부패타락했다는 점이 드러나 가족과 함께 정치적, 법적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정치부 조직부장(대좌)에 대해서는 ‘우리 혁명 무력의 지휘관 골간들을 키워내는 최고 원종장(原種場)의 정치 일군(일꾼) 자격을 상실한 이자를 혁명의 이름으로 지난 7월 초 단호히 사형했다’고 영상 해설자가 언급했다고 한다.
본인들도 처벌받을 수 있는 우려에 각 부대 군관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수양, 가정혁명화, 부대 군인 교양 등 과거 군 생활에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요소가 없었는지에 대한 비판서 작성(총정치국 지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본인뿐 아니라 부대 내 다른 군관의 사상이탈 행위에 대해 신고를 하라는 지시도 하달됨에 따라 각자 몸을 사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소개했다.
※총정치국 선전선동부 컴퓨터강연선전처=중앙당 선전선동부 산하 직속 조선중앙통신 콤퓨터강연선전처와는 별개 부서다. 작년 12월 말에 신설돼 전군(軍)에 나타나고 있는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적 현상을 소재로 교양·선전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