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평남새온실농장 ‘9호 제품’ 생산 미달…지배인·당비서 혁명화”

중평남새온실공장
중평남새(채소)온실농장. /사진=북한 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캡처

함경북도 경성군의 중평남새(채소)온실농장의 지배인과 당비서 등 책임일꾼들이 이달 ‘9호 제품’ 생산계획 미달로 혁명화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중평남새온실농장에서는 올해 박막과 땔감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30% 이상의 온실 남새가 병들어 시들거나 죽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9호 제품 생산이 미달돼 지배인과 당비서가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평남새온실농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건설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7월 함경북도의 여러 경제 현장을 현지지도하던 중 대규모 남새온실농장 건설 계획을 밝히며 구체적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공군기지가 있던 자리에 중평남새온실농장이 건설됐다.

북한은 인민생활 향상을 내걸어 산간지대 주민들에게 사시사철 푸른 채소를 보장하려는 당의 조치라고 농장 건설 의의를 밝혔지만, 실제 70~80%의 농장 생산물은 진상품인 ‘9호 제품’으로 올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9호 제품으로 올려보내고 남은 생산물은 온실농장 간부들에게 후방물자로 공급되는데, 그리고도 남는 것이 있으면 도내 애육원이나 탁아소, 유치원, 군부대 군 상점들에 보내 사실상 주민들에게는 중평남새온실농장의 채소가 공급된 바 없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제시된 계획량보다 생산된 남새 량이 현저하게 적어 농장 일군(일꾼)들이 바빠났는데 도내 간부들까지 다달이 공급을 받아가 농장이 난감한 형편에 처해 있었다”며 “이런 상태에서 이달 4일까지 특별수화물 열차 빵통(화물칸)으로 9호 제품이 평양에 올라가는 사업이 진행됐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농장은 온실 관리에 필요한 비닐박막이나 유리, 연료 등의 자재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에서 국가적인 도움도 받지 못해 찢어진 박막이나 깨진 유리들을 교체하지 못했고, 더욱이 낮은 기온의 북부 지대에서 온실 난방을 할 석탄이나 땔나무도 원만하게 보장되지 않아 생산에 크게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그동안 농장은 9호 제품 생산을 위해 환경과 조건이 맞지 않고 자재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어려운 현실 속에서 시들고 병드는 채소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문제가 발생하자 농장에 추궁이 내려오고 당에 대한 충성심 문제로 끌어내면서 당적, 행정적 운영관리가 잘 안 된 것으로 지적했다”며 “결국 농장 지배인과 당비서는 3개월 직무유지 상태에서 평 종업원으로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에서는 이들이 모두 1호(김 위원장) 접견자들이라 이내 직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번 문제가 제기된 뒤 이달 중순까지 중평남새온실농장에 박막과 유리는 물론 새로운 채소 종자와 비료도 공급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