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양강도 혜산시를 국경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지목하면서 혜산시를 갈아엎어서라도 외국산 휴대전화로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을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전부 잡아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23일 외국산 손전화기(휴대전화) 사용으로 계속되는 사진, 동영상 노출을 비롯해 국경 주민들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간첩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지시문을 혜산시 보위부에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지시문에서 국경 도시 중에서도 혜산을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지목하고, 여러 국경 지역의 시범 격으로 혜산시를 갈아엎어서라도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마지막 한 사람까지 추적해 무조건 붙잡으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지시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경 지역 주민들의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심지어 국가기밀서류들까지 끊임없이 적국(한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사태에 대해 대단히 심려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국가보위성이 혜산 시내에 몇 달이건 틀고 앉아서라도 외국산 휴대전화로 외부와 통화하는 이들을 수단과 방법을 다해 무조건 잡아내 아주 뿌리를 들어내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지시문을 통해 보위원들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끄떡없이 사는 주민들이나 과거 브로커로 활동했던 주민들, 행동이 수상한 주민들을 놓치지 말고 조사해야 하며, 간부, 보위원, 안전원들도 예외로 두지 말고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정부는 이 지시를 내리면서 단시간 안에 빨리 성과를 올려 김정은 동지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압박했다”며 “이번에 성과를 올리지 못한 보위원들은 정복을 벗고 나가라는 엄포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보위원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어 실제 이 지시문이 내려진 지 3일 만인 지난 26일 혜산 시내에서는 외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한 주민 5명이 붙잡히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혜산 주민들은 “이번에는 그저 단순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이전 방침 때와는 다르다” “이번에 걸려들면 마지막 길을 갈 수 있다”는 등 두려움 섞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그간 보위부와 연계돼 활동하던 브로커들은 극도로 몸을 사리고 잠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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